[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2-3-2-2. 이 숫자는 2011년 이후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 득점이다. 삼성은 이 기간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으나 1차전 성적은 반타작(2승 2패)이었다. 그 승률과 달리 득점은 매우 낮았다.
큰 경기일수록 많은 점수가 나지 않는다. 어느 팀이나 상대 에이스를 무너뜨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실전 감각 부족이 해마다 골치였다.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청백전 등으로 연습경기를 지만, 3주여 만에 치르는 실전을 완벽히 메우긴 어려웠다.
그 고민은 해마다 되풀이 됐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삼성 선수들은 “정말 단단히 준비를 했다”라고 밝혔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지금껏 겪어왔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연습경기만 해도 선수들의 타격감 괜찮았다. 피가로 또한 지난 24일 실시한 불펜 피칭에서는 볼이 아주 좋았다. 하지만 (실전을)해봐야 알지 않겠나”라며 고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 삼성이 감을 되찾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진(대구)=곽혜미 기자 |
삼성의 전략은 의외로 간단했다.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빠지며 약화된 마운드를 팀 타율 1위(3할3리)의 타선이 메워야 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1차전의 NC만큼은 아니었다. 두산의 유희관을 상대로 안타 8개(홈런 1개 포함)를 치면서 5점을 뽑았다. 최근 5년간 한국시리즈 1차전 최다 득점.
삼성은 2년 전 두산에 짜릿한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1승 3패로 뒤지다 5,6,7차전을 모두 잡았다. 뒷심의 차이가 두 팀의 운명을 갈랐는데,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삼성 타선의 실전 감각 회복 속도는 매우 빨랐다. 타석이 늘어날 때마다 스윙이 매우 예리했다. 그리고 운명의 7회, 나바로의 3점 홈런으로 1점 차로 쫓더니 오재일의 실책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9-8. 삼성의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최다 득점(종전 2001년 7득점). 삼성은 11안타 2홈런 9득점으로 폭발했다. 예열 시간은 매우 짧았다.
두산에 대한 우려는 피로 누적이었다. 두산은 지난 10일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넥센, NC와 피 말리는 싸움을 펼쳤다. 이겼고 또 이겼으며, 오르고 또 올랐다. 그 성취감에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으나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두산은 지난 24일 플레이오프 5차전을 마친 뒤 곧바로 대구로 이동해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했다.
삼성보다 기세는 드높지만 삼성보다 지쳤다. 속도가 붙었으나 너무 열심히 달려왔다는 이야기. 두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였다. 때문에 장기전으로 갈수록 두산이 불리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두산 선수들은 ‘끄떡없다’고 했다. 분위기를 타면 상대를 거침없이 밀어붙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했던 것처럼.
그 기세를 잇는가 싶었다. 두산은 1회 허경민의 선제 홈런을 시작으로 삼성 마운드를 뒤흔들었다. 1회 2점-2회 3점. 초반부터 뜨거웠다. 4회에도 3연타를 날리며 피가로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세 등등.
↑ 이현승은 26일 한국시리즈 삼서과 1차전에서 두산의 8-7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사진(대구)=곽혜미 기자 |
반면, 이현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