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김인식호,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이대호(소프트뱅크)와 박병호(넥센)의 첫 만남이었다. 과연 어떤 시너지 효과를 이룰 지가 포인트였다.
이대호와 박병호는 최고의 타자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 1루수로 나란히 올 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뛴 적이 없었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둘은 엇갈렸다. 그러다 프리미어12를 위해 만났다.
대표팀 안팎으로 기대가 컸다. 이순철 타격코치는 이대호와 박병호에 대해 누구든지 4번타자 및 1루수로 손색이 없다면서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둘을 중심타선에 배치해 무게를 키우겠다는 복안이었다.
5일 쿠바와 2차전은 ‘제대로’ 첫 선을 보이는 무대였다. 야쿠르트와 일본시리즈에서 손바닥을 다친 이대호는 지난 4일 경기에 대타로 한 타석에 섰을 뿐이다. 7회 선두타자로 나성범 대신 뛰어 박병호와 연결성은 없었다. 대신 4번타자로 출전한 박병호는 부담 탓일까, 두드러진 활약상은 아니었다. 1회 2사 2루서 고의4구를 얻기도 했지만, 이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 5일 쿠바와 슈퍼시리즈 2차전은 이대호(왼쪽)와 박병호(오른쪽)가 국가대표팀으로 함께 뛴 첫 경기였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이대호의 타격 컨디션은 괜찮았다. 이대호는 경기 전 타격 훈련에서 매서운 스윙과 함께 타구를 외야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아직 개장 공식 경기 1호 홈런이 터지지 않은 고척 스카이돔이었다. 그만큼 이대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리고 박병호와 첫 동반 출전에서 연쇄 폭발을 이룰 지도 흥밋거리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연속성’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4번 이대호와 5번 박병호의 연결은 번번이 끊겼다. 1회와 3회, 박병호는 대기 타석에서 준비했으나, 바통은 전달되지 않았다. 그 앞의 이대호에서 이닝별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요스바니 토레스의 묵직한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유격수 뜬공과 삼진으로 아웃.
그리고 그 두 타석이 이날 이대호에게 주어진 기회.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서 무리하게 끝까지 뛸 필요는 없다. 프리미어 개막도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대호는 “경기 전 수비 훈련을 하니 손바닥이 아팠다. 현재 컨디션은 50% 수준이다. 배트를 쥐기도 다소 힘들 정도로 통증이 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대호룰 세 번째 타석인 5회 2사 주자가 없는 상황서 대타 김현수와 교체했다. 결국, 이대호와 박병호가 잇달아 타석에 들어서는 상황은 이틀 연속 고척돔에서 벌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박병호의 타격감이 살아난 건 고무적이다. 앞 타순에 이대호가 있어 든든한 건지, 부담을 던 박병호의 스윙은 하루 전날보다 한결 매서웠다. 2회 사구에 이어 4회에는 깨끗한
단, 앞에 이대호가 사라지자 박병호의 춤추던 배트도 멈췄다. 혼데르 마르티네스(5회)와 호세 가르시아(7회)의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 공교롭게 이대호의 출전 여부에 따라 굴곡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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