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현수(27·두산 베어스)가 프리미어12 대표팀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또 한 번 ‘핵폭탄’이 터질까. 김현수는 지금 상대의 투구가 배팅볼처럼 느껴질 정도의 무한 자신감이 넘친다.
김현수는 지난 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타격감이 어떻게 계속 뜨겁느냐’는 질문에 웃으며 “배팅볼 치는 기분인데요, 뭐!”라고 농담을 던졌다. 1차전 상대 투수의 구속이 평균 130㎞대에 머무는 등 강속구 투수가 없기도 했지만, 그만큼 타격에 자신이 있다는 김현수의 한 마디였다.
↑ 지난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2015 서울 슈퍼시리즈" 쿠바와 대한민국의 경기, 대표팀 이대호가 김현수와 대화하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김현수는 1-3인 9회초 2사 1, 3루 마지막 타석에서도 좌중간 펜스를 향하는 깊숙한 타구를 날렸으나 쿠바의 호수비에 잡혀 아쉽게 안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만약 놓쳤다면 싹쓸이 동점 2타점이 될 수 있는 시원한 타구였다.
김현수의 쿠바전 2경기 타율은 무려 5할(6타수 3안타).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4할2푼1리(19타수 8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던 타격감을 그대로 잇는 절정의 페이스다.
김현수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김인식호의 3번 타순 자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이대호와 박병호가 4, 5번 타순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 김현수의 3번 역할은 매우 중요해졌다.
오른 손바닥 통증이 있는 이대호는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상태. 쿠바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박병호도 아직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안타를 신고하긴 했으나 타율은 불과 1할4푼3리(7타수 1안타). 컨디션 점검을 위해 과감하게 스윙을 돌린 탓도 있지만, 7번의 타석에서 삼진을 5개나 당했다.
하지만 이대호와 박병호는 타석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상대 투수를 압박할 수 있다. 김현수가 살아나가면 더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직접 해결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의 존재감이 있다.
여기에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이대호가 살아날 경우 대표팀의 중심타선은 엄청난 파괴력을 더할 수 있다. 박병호는 10번 중 9번 삼진을 당해도 언제나 한 방을 품고 있는 무서운 타자. 김인식 감독은 “이대호와 박병호는 대회에 들어가면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수는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으로 여유도 넘친다. 또한 김현수는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향후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서 자신의 최종 몸값을 확실하게 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현수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내내 ‘핵폭탄’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고, 결국 적진에 핵을 터뜨린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다. 김현수가 또 한 번 팀의 핵으로 김인식호의 초대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 지난 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쿠바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1회말 2사. 김현수가 안타를 날리고 있다. 고척돔 첫 안타의 역사적 주인공이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