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삿포로) 김원익 기자]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른 모의고사는 개막전에서 어떤 변수가 될 수 있을까?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에 나서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쿠바대표팀을 상대로 ‘슈퍼시리즈’를 치렀다. 1차전은 6-0 완승을 거뒀고, 2차전은 1-3으로 패했다. 승패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했던 경기. 그래서 실전이 아닌 모의고사였다. 타자들의 타격감이나 투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귀중한 경기였다. 3일 첫 공식훈련을 가진 선수단은 포스트시즌을 치른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간의 감각 차이가 상당했다.
환경의 특수성도 있다. 오는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개막전을 앞두고 있어서 더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같은 돔구장이라는 환경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국내선수들에게는 낯선 환경 적응을 위한 귀중한 경험이었다.
↑ 고척돔 전경. 사진=천정환 기자 |
아직 정식 시즌을 치르지 않은 고척돔의 특수성으로 선수들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가령 일반구장에 비해서 라이트 불빛이 밝아 뜬공 타구를 잡는 고충 등이었다. 김상수와 함께 유격수로 내야진을 책임질 김재호(두산)는 “하얀색 천장때문에 낙구지점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일반 구장에서는 조명에 가려 공이 사라지더라도 각도 등을 보고 다음 상황을 대비해 움직일 수 있는데 여기(고척돔)는 계속 시야가 가려져 공을 잡기 힘들더라”고 했다. 반면 외야수 김현수(두산)는 “조명이 어둡다. 뜬공이 사라져서 수비 하기가 힘들더라”며 다른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물론 고척돔과 삿포로돔의 세부 환경은 다르지만, 일반구장에 비해서 시야에 변수가 더 많은 돔구장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이런 환경에 어느정도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삿포로돔 환경에서 느낄 낯설음이 줄어들 수 있다.
밀폐공간에서는 음향도 변수다. 이에 대해 올 시즌 일본무대서 활약한 이대은(지바롯데)은 “특별히 상관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소속팀인 지바롯데와 삿포로돔을 홈으로 쓰는 닛폰햄 파이터스는 같은 퍼시픽리그 소속이다. 그럼에도 삿포로돔에서 등판한 경험은 없다.
하지만 간접 체험은 물론, 미국무대에서도 다양한 환경의 구장을 겪은 이대은이다. 이대은은 “타구가 맞았을 때 더 소리가 큰 느낌은 있지만 공을 던지는 데는 별 차이가 없다. 관중소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헬기, 자동차 경적, 비행기 운항 소음 등의 외부음향이 차단된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보인 투수도 다수였다.
반면 많은 타자들은 “소리가 확실히 더 좋게 난다. 공이 쪼개지는 소리가 나는데, 이것에 속으면 안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비 할 때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타구 판단 등에서 소리를 듣고 판단해야 할 때가 있는데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타자들은 외야 펜스의 모양과 위치, 거리, 높이까지 다양한 변수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고척돔은 좌우 99m, 한가운데 펜스까지 122m의 거리. 펜스 높이는 4m다. 삿포로돔은 이보다 더 큰 좌우 100m, 가운데 펜스는 122m의 거리다. 특히 총 4만2270 명이 최대 수용가능한 장소로 일본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된다. 차원이 다를 실내 소음에 대표팀이 얼마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을지도 변수다.
그런데 대표팀은 개막전 당일 전까지 삿포로돔에서 적응 훈련을 치르지 못한다. 바로 역시 삿포로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J2리그
대회흥행을 위해 일본에서 개막전을 치르고 대만으로 다시 이동하는 불리한 일정을 감수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상황. 대표팀은 대신 인근 오후 1시부터 닛폰햄 실내연습장에서 공식훈련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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