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넥센)의 메이저리그 도전 첫 단추가 끼워졌다. 포스팅(이적) 입찰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이다. 넥센은 지난 7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전달한 박병호 포스팅 최고 응찰액 1285만달러(약 147억원)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포스팅 대박‘이다. 당초 예상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역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아시아 야수들 중에서는 역대 2위다
2000년 겨울 시애틀 매리너스로부터 1312만5000달러를 제시받은 스즈키 이치로(일본)만이 박병호 위에 자리하고 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해 있는 박병호도 “생각보다 금액이 많이 나왔다. 곧바로 포스팅 결과를 수용해준 구단에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박병호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28·피츠버그)의 성공 덕분이다. 강정호가 올 시즌 부상을 입기 전까지 126경기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아시아 야수를 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이 변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박병호와) 함께 넥센에 몸담았던 강정호는 지금까지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공한 한국의 유일한 야수”라고 표현하며 강정호의 활약이 박병호의 포스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포스팅 금액이 높게 나오며 연봉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우타 거포’의 희소성을 고려하면 강정호나 류현진을 넘는 금액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강정호는 500만달러의 포스팅 금액에 4년 1100만달러로 계약했다. 총 1600만 달러의 짜리 특급 계약이다. 류현진은 좌완 투수 경쟁이 붙으며 그보다 높은 포스팅 금액 2573만달러를 응찰받은 뒤 6년 360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선수 이동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닷컴은 올시즌 FA 선수들의 랭킹을 매기면서 박병호를 23위에 올려놨다. 나아가 1000만달러 언저리에서 포스팅 금액이 책정될 경우 박병호의 연봉은 5년간 4000만달러(연 평균 800만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금액까지 예측한 바 있다. 실제 포스팅 금액이 예측과 비슷하게 나오며 연봉 협상은 더욱 흥미롭게 됐다. 협상은 박병호를 대리해 공식 에이전트인 옥타곤 월드와이드가 30일간 진행한다.
이제 남은 것은 어느 구단이 1285만달러라는 거액을 제시했는지 여부다. 일단 텍사스 레인저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은 그보다 낮은 금액이 확인된 상황이다. 이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졌던 보스턴 레드삭스도 제외되었다. ESPN의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이 보스턴이 박병호 포스팅에서 승리하지 못했다고 전한 것이다. 여전히 거포 1루수를 원하는 팀들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필두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이용익 기자]
*아시아 포스팅 금액 역대 최고:다르빗슈 유(일본, 텍사스 레인저스, 5170만3411달러)
*한국 포스팅 금액 역대 최고:류현진(LA다저스, 2573만7373달러33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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