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4년간 총액 1200만 달러. 분명 예상했던 것 보다는 낮은 금액이다. 하지만 박병호(29·미네소타 트윈스)는 협상을 길게 끌지 않고, 바로 도장을 찍었다. 박병호는 현재보다 미래를 택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SNS를 통해 “트윈스가 박병호와 4년간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2020년 옵션이 있다”고 발표했다.
박병호는 4년간 총 12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2016년과 2017년 275만 달러, 2018년과 2019년 300만달러를 받게 됐다. 여기에 2020년 연봉 650만 달러의 팀 옵션과 50만 달러의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됐다. 최대 5년 1850달러의 계약이다.
↑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협상을 위해 29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전 인터뷰 중인 박병호 사진=MK스포츠 DB |
1년 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비슷한 수준의 계약이다. 강정호는 5년째 옵션 계약을 포함해 1625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당시 강정호의 포스팅비용은 500만 2015달러였다.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최초의 야수인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강정호로 인해 KBO리그 출신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강정호의 활약은 박병호의 포스팅비용에만 영향을 줬을 뿐, 연봉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현지 언론은 포스팅시스템은 한 구단과만 협상을 할 수 있다며, 선수에게 불리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분명 박병호는 연봉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기회를 선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년 계약에 옵션 1년을 포함한 장기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박병호는 지난 29일 출국 전 “에이전트에게 미네소타가 제시한 총액이 어느 정도인지는 들었다. 언론에 나오고 팬들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적다”며 “도전하는 입장인 만큼 연봉이 자존심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정해놓은 금액은 없다. 금액보다는 출전기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첫 해부터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사실 최고의 리그에서 첫 해부터 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KBO리그를 지배한 박병호 역시 고전할 수 있다. 포지션을 봤을 때도 강정호보다 불리한 측면이 있다. 박병호는 당장의 이득보다는 도전에 비중을 더 뒀다.
단,
분명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의 무대를 밟게 됐다. 실리가 아닌 꿈을 향한 도전이었다는 것을 계약을 통해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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