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을의 역습이 시작된 것인가. 오승환(33)에게 뜨거운 구애를 펼치던 한신 타이거즈의 자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신은 원정도박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둔 오승환에게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에서도 오승환과의 결별에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오승환의 검찰 소환 소식에 일본도 떠들썩하다. 특히 2년 간 오승환이 뒷문을 굳게 지킨 한신은 배신감에 휩싸였다. 오승환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인정 받아왔다.
↑ 지난 2013년 12월4일 오후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오승환의 한신 타이거즈 입단식. 배번 22번 유니폼을 들고 있는 오승환과 고인이 된 나카무라 가즈히로 단장. 사진=MK스포츠 DB |
오승환 측도 한신과의 협상을 최종 결렬시키지 않고, 메이저리그 진출과 함께 여지를 남겼다. 만에 하나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됐을 때 한신이라는 든든한 보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흡사 오승환이 갑, 한신이 을인 셈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반전됐다. 도박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금기시 하는데, 혐의를 받고 있는 도박장이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일본 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야구협약에서 조직폭력배와 교류를 금지하고 있다.
8일 한신 구단은 경영진이 모여 오승환과의 협상에 대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오승환과의 협상을 파기하느냐, 상황을 기다리느냐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한신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오래 기다릴 수 없는 입장이다.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사실인지 여부를 기다려보고, (도박)혐의가 없으면 계속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한신은 오래 기다릴 수 없는 처지다. 해가 넘어가기 전에는 내년 전력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놔야 한다.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오승환이 빠진다면 그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빠른 시일 안에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신은 오승환 측에 이번 주 안으로 답을 달라고 원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신이 회신기한을 이번 주말까지로 준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 조건을 유지한 협상이 진행되려면) 이번 주까지는 검찰 조사결과 무혐의가 나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오승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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