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토트넘 홋스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사이도 베라히뇨(웨스트 브로미치) 영입을 바랐다. “세상에 여자는 많다. 하지만 내 사랑은 오직 그대뿐”이랬는데, 여기서 ‘그대’는 바로 베라히뇨였다. 구단은 감독에 힘을 실어주고자 지난여름 4차례 이적 제의했지만, 끝내 퇴짜를 맞았다.
포체티노 감독이 그토록 베라히뇨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그를 해리 케인의 이상적인 공격 파트너로 염두에 뒀기 때문이었다. 케인이 2014-15시즌 1992년 게리 리네커 이후 처음으로 토트넘 소속으로 컵대회 포함 30골 이상을 기록했으나, 팀 사정상 종종 최전방에서 고립되고, 혹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케인과 가장 가까운 곳에 또 다른 공격수를 둘 필요가 있었다.
올 시즌 초 케인이 부진하자 새 공격수 영입의 필요성이 다시금 떠올랐다. 이적시장을 통해 데려온 손흥민은 최전방보다는 측면 공격수 포지션에 어울리는 선수이고, 클린튼 은지는 케인을 뒷받침하기엔 실력, 경험면에서 부족하다는 평이었다. ‘빅4’ 진입을 위해선 외부 수혈이 필요한 상황.
↑ 케인과 바디 조합 어떨까. 사진=AFPBBNews=News1 |
때마침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가 눈에 띄는 곳까지 떠올랐다. 레스터시티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투 톱 전술에서 전방 압박이면 압박, 연계 플레이면 연게 플레이, 득점이면 득점까지 부족함 없는 활약을 했다. 리그 12경기 연속골 기록은 우승권 팀의 눈길까지 사로잡을 만했다.
1975년부터 87년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한 레전드 글렌 호들은 이 바디가 포체티노의 새로운 ‘사랑’이 되리라 내다봤다.
“토트넘은 ‘다이아몬드 수비진’과 끈끈한 경기 운영을 앞세워 잘해냈지만, 너무 많은 경기에서 비겼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건 스트라이커의 영입이다. 그 스트라이커는 케인을 조금 더 깊숙한 곳에서 활약하도록 돕는 정상급 선수여야 한다. 그래야 케인이 더 많이 득점할 수 있을 것이다.”
“은지는 그런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다. 나에겐 바디가 이상적인 선택이다. 바디는 분주히 뛰면서 (상대 수비진을)압박한다. 두 선수의 파트너십은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또 토트넘 입장에서도 리그
호들의 조언대로 영입하면 금상첨화겠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15라운드에서 깜짝 선두에 오른 레스터시티가 핵심 선수인 바디를 내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떠나보내도 더 많은 이적료를 챙기는 여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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