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넥센은 내년 시즌 전망을 어둡게 하는 소식들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넥센의 연봉테이블만큼은 훈훈한 바람이 불고 있다. 외부가 아닌 내부선수들을 위해 지갑을 열기로 결정한 넥센은 이제 내년 시즌 확실한 동기부여를 얻은 이들의 어깨에 미래를 걸고 있다.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넥센의 스토브리그. 그렇지만 그 어느 때보다 쌀쌀하다. 주축 선수들의 연쇄이탈이 일어났기 때문. 4번 타자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정했고 안타왕 유한준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통해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가뜩이나 약점으로 지적된 마운드도 순탄치 않았다.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갑작스럽게 일본 프로야구로 떠났으며 또 다른 내부 FA인 손승락도 롯데로 이적했다. 2차 드래프트와 군 입대 등 다양한 사유로 박헌도, 문성현 등의 자원들도 팀을 떠났다. 반면 뚜렷한 보강의 움직임은 적은 편이다. 이에 3년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며 강팀 DNA를 얻은 넥센이 내년 시즌 최대의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상황이다.
↑ 넥센의 허리를 책임지는 필승조 한현희(사진)가 갑작스러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내년 시즌 재활에 집중할 예정이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동시에 훈풍이 부는 곳도 있다. 바로 넥센의 연봉협상 테이블. 지난 17일 2년차를 맞는 김하성에게 300%인상된 1억 6000만 원을 안겨주며 시작된 넥센의 연봉협상은 이후 지속적으로 완료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다음날 넥센은 안방마님 박동원, 그리고 올 시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외야자원 고종욱을 포함한 7명과의 협상완료 통보를 전했고 지난 21일 불펜 믿을맨 조상우, 한현희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조상우는 150%인상된 1억 7000만 원, 한현희는 30.4%로 인상된 3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특히 한현희는 수술로 인해 내년 시즌 등판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통큰 연봉계약을 챙겨줬다.
넥센의 연봉계약 소식은 22일에도 이어졌다. 이번 시즌 후반기와 포스트시즌 때 가능성을 선보이며 내년 시즌 토종선발의 핵심으로 급부상한 양훈과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한 김세현(김영민), 그리고 김대우, 금민철, 오재영 등 마운드 핵심자원들과의 계약을 완료했다.
↑ 올 시즌 강정호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넥센의 유격수 자리를 지킨 김하성(사진)이 내년 시즌 무려 300%인상된 연봉에 도장을 찍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처럼 속전속결, 통큰 연봉협상 테이블이 고무적인 것은 이러한 부분이 선수들의 동기부여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단 특성상 풍부한 자금력이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외부 시장이 아닌 내부자원을 위해 여는 지갑은 선수들의 투지와 로열티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 특히 내년 시즌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넥센 입장에서 연봉과 같은 확실한 동기부여
이에 올 스토브리그서 큰 규모의 전력손실을 입은 넥센은 빠르고, 그리고 기분 좋게 협상을 끝낸 뒤 내년 시즌 운동에 전념하게 될 선수들의 어깨에 미래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