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6년 큰 주목을 받는 KIA 타이거즈의 선수는 2명. 양현종과 나지완이다. 지난해 국내 투수 가운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양현종과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나지완은 ‘8위-8위-7위’ KIA의 반등에 열쇠를 쥐고 있다. 특히 두 선수는 한 시즌을 더 뛸 경우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다. ‘예비 FA 효과’를 기대케 한다.
그와 다른 면에서 또 한 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2년 말, 거인군단에서 호랑이군단으로 넘어온 김주찬. KIA는 김주찬과 계약기간 4년, 계약금 26억원, 연봉 5억원, 옵션 4억원 등 총 50억원에 계약했다. 그 해 FA 최고액이자 당시 역대 FA 몸값 공동 2위. 파격적인 대우다. 그만큼 책임감과 사명감이 김주찬에게 주어지기도 했다.
김주찬은 KIA에서 3년을 보냈다. 그 기간, 호랑이군단의 16번은 기대치를 충족했을까. 3년 연속 타율 3할(0.304→0.346→0.327)을 올렸으며, 2014년 타율(0.346) 부문-2015년 홈런(18) 및 타점(62) 부문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 김주찬이 지난 2012년 11월 27일 KIA 이적 후 첫 팀 훈련에 참가한 뒤 포토타임을 가졌다. 50억원의 대형 계약을 하며 기대감을 키웠으나 3년간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2016년은 김주찬의 FA 계약 마지막 해다. 사진=MK스포츠 DB |
김주찬의 활약은 분명 빼어났다. 그가 뛰고 안 뛰고의 무게 차이는 컸다. 브렛 필과 이범호가 분전한 KIA 타선에 김주찬이 가세하면, 호랑이의 없던 발톱이 생겼다. 문제는 김주찬의 얼굴을 보기 어려웠다.
첫 해(2013년) 왼 손목 골절 수술을 한 김주찬은 47경기만 뛰었다. 그 뒤에도 100경기와 98경기를 소화했다. 김주찬은 KIA 이적 후 245경기 출전에 그쳤다. KIA가 3년간 400경기를 치렀으니, 김주찬의 소화율은 61.25%로 높지 않았다. 규정타석을 채운 것도 딱 한 번(2014년).
지난해 3월 초, 윤석민이 총 90억원(연봉 12억5000만원)에 복귀하기 전까지, 김주찬은 팀 내 연봉 1위였다. 책임감은 막중했다. 그러나 해마다 반복되는 부상이 김주찬을 괴롭혔다. 지난해 김주찬의 양쪽 허벅지는 건강한 날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손목도 아팠다.
타석에 섰을 때, 김주찬은 잘 했다. 하지만 마음껏 보여주지 못했다. ‘50억원의 사나이’로서 기대치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칠 때다. 더욱이 2016년은 FA 계약의 마지막
KIA가 큰 마음 먹고 영입한 거물이다. 지난 3년간은 투자 대비 효과가 ‘플러스’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김주찬이 독하게 마음먹을 한 해다. 무엇보다 튼튼해야 한다. 그리고 많이 뛰어야 한다. ‘건강한’ 김주찬은 KIA의 ‘높이점프’에 꼭 필요한 발 구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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