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시속 155km 던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던지고 싶습니다.”
지난 해 11월 중순 NC 다이노스의 마무리 캠프에서 만난 원종현(28)은 이제 막 몸을 만들기 시작한 단계였다. 암 투병으로 아팠던 몸은 완쾌했지만 근육량과 체력은 크게 떨어져 있었다. 캐치볼도 쉽게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후 2개월이 지났다. 11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원종현은 70m 캐치볼도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다. 있는 힘껏 던질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2014년 시속 155km를 던졌던 감각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원종현은 “체중이 4kg 정도 줄었는데 현재 찌고 있다”면서 “피칭은 스프링캠프에 가서 해야한다”고 말했다. 공은 잡았지만 원종현이 가야 할 갈 길은 아직 멀다. 복귀 시점은 여전히 미정이다.
↑ 원종현이 올 시즌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원종현은 15일 팀 선수단과 애리조나로 출국, 시속 155km를 찾기 위해 나선다. 사진(창원)=김진수 기자 |
돌아온 ‘155K’는 이제 그들의 보답하기 위해 다시 공을 잡는다. 원종현은 “마운드 복귀에 욕심은 있지만 언제쯤이 될지는 모르겠다”면서 “올 시즌 중반 이후로 시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조심스럽게 복귀 시점을 예측했다.
NC는 올해 팀 캐치프레이즈로 ‘행진’을 선정했다. 올 시즌 NC는 1군 진입 4년차를 맞이한다. 그 동안 신생팀으로 조심스럽게 KBO리그에 내딛었다면 이제는 당당하게 걷자는 의미였다. 원종현도 다시 당당하게 마운드를 오르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아팠던 건 잊어버리고 건강한 몸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겠다. 급하게 생각 안하겠다”면서 올 시즌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태일 NC 대표는 이날 신년사에서 “(지난해) 모자에 숫자를 하나 썼다. 그 숫자는 우리에게 건강한 돌아온 원종현을 기다리는 그런 마음이었다. 우리가 하나라는 느낌을 서로 가졌고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하나 된 힘이 얼마나 큰 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한 숫자는 ‘155K’였다.
이제 원종현은 자기 자신 뿐 아니라 팀 내 치열한 경쟁도 이겨야 한다. NC는 지난 시즌 팀 불펜 평균자책점 4.50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원종현은 “몸이 낫는다고 복귀하는 건 아니다. 실력이 돼야 한다. 지난 해 잘한 선수들이 있으니 당연하게 복귀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원종현이 다시 마운드에 오르면 그 자체만으로 프로야구에 던지는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암을 극복하고 복귀한 정현석(한화 이글스)의 경우가 그랬다. 김경문 NC 감독은 원종현이 던지고 정현석이 때리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원종현은 “건강하게 정현석 선수를 만났으면 좋겠다”면서 “정현석 선수의 활약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 달 열린 프로야구 선수 총회에서 처음 인사를 나눈 원종현과 정현석은 “건강하게 보자”고 서로 약속했다. 원종현은 “복
원종현은 오는 15일 선수단과 애리조나로 출국해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기존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암을 이겨냈던 것처럼 다시 힘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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