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이상철 기자] LG 트윈스는 지난해 6월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36)과 작별했다.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7리 4홈런 22타점 17득점을 올렸지만, 스프링캠프부터 심했던 허리 통증이 그의 ‘코리안 드림’을 막았다.
LG는 한나한의 인성과 경험을 높이 샀다. 이에 LG 코치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한은 당시 “아직 난 야구의 피가 흐른다. 몸이 따라줄 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은 더 뛰고 싶다”라며 현역 연장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훗날 기회가 되면 (스태프로서)LG를 돕고 싶다”라고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나한은 지난해 10월 이천 챔피언스파크를 찾아, LG의 젊은 타자들을 지도했다. 2주 동안 타격 노하우를 전수했는데 현장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이에 LG는 지난해 12월 한나한을 해외 스카우터 및 타격 인스트럭터로 영입했다.
반년 만에 한나한은 다시 LG의 엠블렘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 랜치에서 LG 선수단과 해후했다.
↑ LG 트윈스의 선수였던 잭 한나한은 1년 뒤 해외 스카우터 겸 타격 인스트럭터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
LG는 1년 전에도 카멜백 랜치에서 새 시즌을 준비했다. 한나한도 함께 했다. 그리고 1년 뒤에도 한나한도 함께 한다. 다만 선수가 아닌 인스트럭터로서. 한나한은 “선수가 아닌 인스트럭터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느낌이 다른 게 있다. 분명 ‘선’이 있다. 아직은 (현역 은퇴한 지 오래 지나지 않아)적응하고 있다. 나도 동료들처럼 함께 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래도 (스태프로서)선수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현재 즐기고 있다. 무엇보다 동료들을 다시 만난 게 기쁘다”라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타율 2할6푼9리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를 기록했다. 홈런(114)과 타점(601)은 가장 적었다. 타격 강화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는 LG의 절대적인 숙제다. LG가 한나한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한나한은 “이제 일을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다.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화하긴 어렵다. 다만 중요한 건 발전이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타자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한나한은 현재 LG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인스트럭터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오후 타격 훈련마다 그의 눈빛을 매섭게 변한다. LG는 2월 둘째 주까지 카멜백 랜치에서 훈련한 뒤 일본 오키나와로 스프링캠프 장소를 변경한다. 한나한은 동행하지 않는다.
내달 LG 선수단이 미국을 떠나면, 한나한은 다른 주 업무를 해야 한다. 그의 또 다른 직함인 스카우터로서 할 일을. 미국에서 활동하며 트리플A 선수들을 주시한다.
LG는 현재 외국인선수 쿼터(3명)를 다 채우지 않았다. 헨리 소사, 루이스 히메네스와 재계약을 했으나 루카스 하렐의 대체 외국인선수(투수)를 찾는 중이다. 그 LG의 마지막 퍼즐은 ‘스카우터’ 한나한이 해야 할 첫 번째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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