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말 속에 뾰족한 칼이 들었다.
K리그 초짜 사령탑 최진철(45) 포항스틸러스 감독이 클래식 라이벌 감독들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태국 부리람에서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인 그는 "나는 이제 시작한다. 어찌 그 분들과 견줄 수 있겠나"라고 먼저 자신을 낮춘 다음 소리없이 칼집을 빼들었다. "지켜보고 있으면, 언젠가는 조용히 다 밟아드리겠다."
다음은 최진철 감독 인터뷰 전문
- 선수 파악은 끝났나.
솔직히 나간 선수도 많고, 양동현 조수철 그리고 신인 선수들이 새로 가세했다. 선수 개개인을 내·외부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훈련을 하면서 엇박자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선수 개개인의 큰 장점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 선수도 나도 혼란을 겪고 있지만, 서로 받아들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 태국 부리람에서 전지훈련 중 공동취재단과 인터뷰한 포항스틸러스 최진철 감독 |
- 제로톱에 대한 생각은.
제로톱은 배제하고 있다. 나도 수비수 출신이다. 뒷공간을 파고드는 공격수를 막는 것이 가장 힘들다. 최전방 공격수가 10m를 뛰어 들어가면, 포백라인 수비수 4명이 모두 뛰어가야 한다. 뭐가 더 효율적인가. 최전방 공격수는 최대한 깊숙이 침투하면서 수비진을 흔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간을 만들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간으로 침투하는 축구가 내 축구의 기본 바탕이다. 지금은 만들어가는 시기다. 100%까지 만드는 시간은 3월로 보고 있다. 선수 개개인 능력은 충분히 있다.
- U-17 월드컵에서 보여준 축구가 ‘최진철 축구’로 봐도 무방한가.
(웃음) 당연히 아니다. U-17 대표팀은 지난 2개 대회에서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세계 각국의 최고의 유망주들이 모이는 자리다. 포지셔닝을 따져 볼 때 어느 한 팀도 만만한 팀이 없다. 수비에 중점을 두지 않으면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나는 공격 축구를 지향한다. 포항은 절대 약한 팀이 아니다. 선수가 많이 빠져나갔지만, 전통이 있고 저력이 있는 팀이다. 현재 팀에도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좋은 선수가 많다.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다.
- 취임 이후 한 달이 지났다.
차근차근 만들어야 하는데 조바심이 생기기도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초조함도 있다. 그러나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고,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시즌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더 커질 것 같다.(웃음) 그래도 조금은 더디지만 계속 앞을 향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K리그 클래식에 동기 감독, 선·후배 감독 등 얽히고 설킨 지도자 라이벌전이 벌써 관심이다.
내가 그 분들과 견줄 수
인터뷰·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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