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이상철 기자] 지난달 27일 발표된 김광현(SK)의 2016년도 연봉은 큰 화젯거리였다.
SK가 운운한대로 김광현은 ‘최고 대우’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는 종전 6억원에서 2억5000만원이 인상된 8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양현종(KIA), 이호준(NC·이상 7억5000만원), 최형우(삼성·7억원)을 웃돈다.
2016년도 KBO리그 등록 선수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 아닌 국내선수 가운데 가장 비싼 몸이다. 2016년 기준 비FA 계약 선수로 최고 연봉이다.
SK는 지난해 말부터 김광현의 최고 연봉을 공언했다. 그리고 이호준, 양현종, 최형우가 차례로 계약한 뒤에야 협상을 마쳤다.
그런데 한 가지 상상을 더해보자. 만약 또 다른 ‘대어’가 있었어도, 김광현은 2016년 기준 비FA 계약선수 최고 연봉자가 되었을까. 그 대어는 바로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와 다르게 박병호는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 박병호는 지난해 말 포스팅을 거쳐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했다. 만약에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산됐다면, 그의 2016년도 연봉은 얼마였을까. 사진(美 서프라이즈)=옥영화 기자 |
박병호는 2015년도 연봉이 7억원이었다. 김광현보다 1억원이 많았다. 그리고 지난해 140경기에 나가 타율 0.343 181안타 53홈런 146타점을 올렸다.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으며, 역대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최우수선수(MVP) 및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은 역대급 발자취를 남긴 테임즈(NC)에게 내줬지만, 박병호의 기록도 대단했다. 4년 연속 홈런-타점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으며, 득점 및 장타율 2위-안타 3위-타율 및 출루율 5위로 도루를 제외한 타자 전 부문 톱5에 올랐다.
박병호의 최근 연봉 변화는 6200만원(2012년)→2억2000만원(2013년)→5억원(2014년)→7억원(2015년). 박병호의 2015년 기록은 2014년을 뛰어넘는다. 인상 금액은 2억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김광현의 8억5000만원을 뛰어넘는다.
물론, 박병호는 현재 넥센 소속이 아니다. ‘만약’이라는 전제 조건이다. 박병호가 남아 넥센과 연봉 협상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넥센의 고위 관계자는 “(포스팅 실패로 박병호와 연봉 협상을)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고 말을 아끼면서 “그래도 만약 하게 됐다면, 최고 대우를 약속하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넥센은 해마다 화끈했다. 주요 선수와 협상마다 통 크게 쐈다. 잘 한 선수에게는 ‘당근’을 주는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박병
혹자는 10억원도 가능하지 않았겠냐고 주장한다. 포스팅 좌절에 따른 위로 차원도 더해질 수 있으니까.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마지노선을 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 대우’라는 조건은 지켰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