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안방에서 전주 KCC의 우승을 바라봐야 했지만 안양 KGC인삼공사의 올 시즌은 대단했다.
KGC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홈경기에서 71-86으로 패하면서 4위(30승24패)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정규리그 우승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3시즌 만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궈내며 떨어졌던 안양의 농구 열기를 이끌어 올렸다.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날벼락을 맞았던 KGC다. 전창진 감독이 KGC의 새 사령탑을 맡았으나 승부조작 파문 속에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자진 사퇴했다. 그러면서 급하게 김승기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꾸렸다.
여기에 주포 오세근은 불법스포츠도박 혐의로 20경기를 쉬어야 했다. 박찬희와 이정현은 국가대표로 차출되면서 1라운드에 자리를 비워 어려움이 겹쳤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KGC는 4연패에 빠지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 KGC의 이정현은 팀의 외곽슛을 담당하면서 주포로서 역할을 다했다. 사진(안양)=천정환 기자 |
그러나 잘 나가던 KGC에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양희종이 목 부상으로 한 동안 자리를 비우고 찰스 로드가 여동생의 비보를 듣고 장례식 차 출국하면서 KGC의 전력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오세근, 이정현, 박찬희 등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내려간 뒤 좀처럼 올라오지 않아 김승기 감독을 애타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강병현은 왼쪽 발목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됐다. 오는 25일 서울 삼성과 플레이오프전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해졌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했는데 (선수들이) 잘 버텼다. 좋은 성적이 나던 중 방심을 했다. 그래도 열심히 잘해줘서 4위까지 왔다.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세근의 불미스러운 일이 아쉽다. 올 시즌이 끝나면 더 단단하게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올 시즌 팀의 수훈 선수로 꼽은 것은 강병현이었다. 시즌 초 주전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버텨준 덕분이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병현이가 어려운 상황에서 잘해줬다. 병현이가 없었으면 1라운드에서 4승을 못 했을 거다”고 말했다.
최근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 대해서는 “플레이오프에 가면 또 상황 달라질 것”이라면서 달라진 모습으로 플레이오프를 맞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즌 초 어려움을 이겨내고 ‘봄 농구’에 진출한 KGC가 정규리그 막판 흔들림을 이겨내고 6강플레이오프에서 막강한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찰스 로드는 시즌 중반 여동생의 사망 소식에 한 동안 컨디션이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사진(안양)=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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