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오쓰(‘오하이오 고자이마스’의 줄임말)!”
동양인 기자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일본 기자라고 생각했나보다.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 토니 바넷(32)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일본어가 나왔다. 지난 2010년부터 6시즌 동안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한 그는 지금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바넷은 지난해 12월 텍사스 구단과 2년 계약에 1년 옵션을 추가, 계약을 맺었다. 올해 32세인 그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혀 없지만, 당당히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 토니 바넷은 일본프로야구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텍사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사진= MK스포츠 DB |
▲ 일본에서 보낸 6년, 많은 것을 배웠다
“처음에는 모든 게 어려웠다. 음식도, 언어도 모두 힘들었지만, 여기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정말 편안해졌고,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하며 마치 고향처럼 편안해졌다. 지금 이곳에 온 것도 행복하지만, 일본에서 보낸 시간도 정말 행복했다.
2010년 선발 투수로 일본프로야구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2011년 불펜 투수로 전환했고, 지난해 59경기에서 41세이브 평균자책점 1.29로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거듭났다.
그에게 낯선 열도에서 보낸 6년의 시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는 일본에서 보낸 시간이 프로 선수로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소개했다.
“엄청난 경험을 했다. 정말 많이 배웠다. 수많은 코치들에게 배워가며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을 만들었다. 야구 선수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 오승환, ‘돌부처’ 별명 인상적
바넷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을 선언한 올해, 그와 함께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한다. 그는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나와 오승환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우연히도 같은 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됐다. 카디널스에서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는 똑똑한 투수이기 때문에 성공할 거라 생각한다.”
그는 특히 오승환의 별명 중 하나인 ‘돌부처’에 대한 깊은 인상을 전했다.
“‘돌부처’라는 별명이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오승환은 마운드에 올랐을 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투수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정말 좋은 요소라고 생각한다. 세인트루이스에서도 이런 모습이 잘 통했으면 좋겠다.”
↑ 오승환과 이대호는 바넷과 같은 시기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 이대호, 우리와 할 때 빼고 다 잘하길
그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었던 이대호에 대한 인상도 전했다. 이대호의 소속팀과는 리그가 달라 맞붙을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지난해 일본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대호은 정말 좋은 타자다. 투수 입장에서는 교활한 타자다. 타석에서 보여주는 접근법이 인상적이다. 타석에 서 있을 때는 긴장하지 않고 강해보이지도 않는데 스윙이 정말 부드럽다. 어떤 공을 노려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대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결국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초청선수로 합류했다. 지난 시즌 일본시리즈 MVP의 마이너리그 계약. 바넷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떻게 돌아갔는지 들은 얘기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에이전트도 아니고 단장도 아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시장은 항상 변한다는 것이다. 이대호는 도전을 받아들였고, 스스로에게 베팅했다. 정말 멋진 일이다. 내 생각에는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함께 일본 무대를 평정했던 이대호의 성공을 기원했지만, 그는 이 말도 꼭 잊지 않았다.
“우리와 할 때만 빼고 잘했으면 좋겠다.”
이 말을 하는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악수를 청하며 ‘행운을 빈다’는 인사를 건네고 돌아 선 기자에게 그는 어색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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