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안산) 김원익 기자] 현대캐피탈이 2015-16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거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야심차게 시도한 ‘스피드배구’는 시원한 내용과 승리를 모두 잡았다. 1명의 개인에 의지한 배구가 아닌 토털 배구, 팀의 승리였기에 더욱 뜻 깊은 현대캐피탈의 우승이었다.
현대캐피탈의 지난 2014-15 정규시즌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숙적’인 삼성화재에게 밀린 것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이 정규시즌 2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서 삼성화재 천하에 제동을 걸고 우승을 거두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에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것은 현역 시절 ‘명품세터’로 이름을 떨쳤던 최태웅 감독이었다.지난 시즌 까지 삼성화재 출신의 현역선수였던 최 감독은 지도자 경험 없이 곧바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런데 이 ‘초짜감독’이 강도 높은 개혁을 천명했다.
바로 전세계적으로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스피드배구’를 도입하겠다는 것. 스피드 배구의 요체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격적인 포지션을 점유하는 토털배구다. 1~2명에 편중된 공격이 아니라 전 선수가 공격에 참여하는 빠른 토털패키지 배구가 핵심이다.
↑ 현대캐피탈의 스피드배구가 정규시즌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전반기만 해도 시행착오가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전반기까지 4위에 그쳤다. 특히 전반기 막판을 3연패로 마치며 슬슬 ‘체력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스피드 배구’는 강한 체력과 지구력, 그리고 리시브와 디그 이후 빠른 공격 전환의 공격 집중력과 센스가 필요하다. 동시에 서로의 활동반경에 대한 확실한 팀 전술 움직임과 이해도 요구된다.
전반기는 결국 새로운 ‘스피드 배구’가 무르익기 위한 시간이었다. 거기에는 최 감독의 지도력과 함께 구성원들의 노력도 밑바탕이 됐다.
경기 종료 후 최 감독은 “개인훈련과 팀 훈련을 분할해서 시켰다. 코트장을 분할해서 같이 하는 훈련보다는 선수들의 개인 훈련 시간과 강도를 늘렸다”며 “또 막판까지 체력훈련에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가 났다”고 스피드배구의 훈련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선수들도 새롭게 익히고 노력할 것들이 많았다. 문성민은 “감독님께서 기존까지 사용하던 것이 아닌 새로운 사인을 많이 만들었다. 그것을 숙지하는 것이 어려웠었는데 선수들이 그것을 잘 외워서 시합 때 많이 적용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원공격, 전원수비. 또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는 현대캐피탈의 배구에 많은 배구팬들은 열광했다. 특히 과거 ‘몰빵배구’라는 오명을 썼던 일부팀들의 외인의존도가 확연했던 경기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였기에 더 쏟아졌던 갈채였다.
그래서 무엇보다 의미가 있었던 것은 현대캐피탈의 정규시즌 우승이 ‘팀’ 구성원 전체의 힘으로 이뤄낸 점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외인 의존도가 떨어지고 주포 문성민의 공격점유율이 떨어졌다. 그만큼 센터들의 공격이 늘어나고 미완의 대기였던 젊은 선수들의 활약상이 늘어났다. 동시에 블로킹은 더욱 강력해졌고, 수비는 끈끈한 팀이 됐다. 결국 최 감독이 지향한 스피드배구는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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