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화성) 김원익 기자] “내가 점수를 못 내면 진다는 마음으로 했다.”
IBK기업은행이 우승을 이끈 박정아가 소감을 밝혔다. ‘강한 책임감’으로 핵심 선수들의 공백을 메운 활약을 펼쳤다. 개인 1경기 최다득점은 자연스럽게 따라온 산물이었다.
IBK는 27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경기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구단 역대 3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거뒀다. 2012-13시즌, 2013-14시즌에 이은 3번째 리그 정상 등극이다. 시즌 19승 승점 55점째를 기록,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기에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승리 가능성은 희박해보였다. 손가락 관절 골절상으로 이탈해 있는 주포 김희진에 이어 외인 리즈 맥마혼까지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기 때문. 삼각편대 중 홀로 남은 박정아의 책임감은 더 컸다. 하지만 박정아는 이날 개인 1경기 최다인 32점을 쓸어담는 맹활약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 박정아가 맹활약을 펼쳐 팀 우승을 이끈 소감을 밝혔다. 사진(화성)=옥영화 기자 |
시즌 우승이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를 앞둔 전날 닥친 맥마혼의 수술 소식. 박정아는 “김희진이 다쳤을때는 ‘진짜 어떻게 하지’ 싶었는데 리즈가 다치고 난 이후에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잠깐 한 이후에 선수들하고 같이 ‘차라리 우리끼리 해보면 어떨까’라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오히려 그때보단 괜찮았다”고 했다.
위기가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 스스로 마음도 그만큼 더 단단하게 먹었다. 박정아는 “정말 기분이 좋다. 다른 부분들은 아무 생각이 안난다”며 그제서야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개인 최다 득점 경신 소식을 듣곤) 몰랐다. 그런 점수는 생각하지 못했다. 다 같이 잘해서 이겨서 기분이 좋다. 오늘 같이 못한 선수들도 여기에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지켜보면서 다 같이 기뻐하리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은지도 잘해줘서 잘 할 수 있었다”며 동료들을 떠올렸다.
팀에 남은 유일한 주포. 스스로 마음을 더 다잡았다. 박정아는 “‘지금 내가 점수를 못내면 우리팀이 진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 게 조금 더 힘낼 수 있는데 한 몫을 한 것 같다. 전 경기는 리즈가 잘해줬고 오늘은 은지도 잘해줘서 괜찮았다.
최소 몇 주의 회복 기간이 필요한 맥마혼의 챔피언 결정전 출전 여부는 현재까지 불투명하다. 김희진이 곧 부상에서 복귀하지만 박정아의 비중은 여전하다. 하지만 지금같은 박정아의 컨디션이라면, 맥마혼의 공백도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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