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만난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텍사스)와 이대호(시애틀). 둘은 시즌 개막전에서도 함께 만날 수 있을까.
두 선수는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양 팀의 캑터스리그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추신수가 2타수 무안타, 이대호가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둘은 경기 전 워밍업 시간에 외야 그라운드에서 짧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수영초등학교 시절 함께 야구를 시작했던 두 친구는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고, 이렇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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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수와 이대호는 7일(한국시간) 시범경기를 앞두고 짧은 만남을 가졌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
“오랜만에 보는데 소름이 돋았다. 같이 경기를 해본 것이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다.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상대 선수로 있는 것을 보니 정말 기분이 묘했다. 처음에 야구를 시작했을 때 이런 일이 있을 거라 생각을 했을까?” 짧은 만남의 순간을 얘기하는 추신수의 표정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으로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한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의 다년 계약 제의를 뿌리치고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하나만 바라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추신수는 “좋은 조건을 뿌리치고 도전한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잘됐으면 좋겠다”며 친구에 대한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타격 모습을 직접 본 소감을 말해달라고 하자 “결과를 떠나 좋은 선수인 것은 변함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작년에 강정호를 봐도 알겠지만 캠프 때 잘하면 좋지만, 새로운 리그를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장의 시범경기 성적으로 모든 것을 평가해는 안 된다고 말했다.
텍사스는 이번 시즌 개막전을 홈에서 시애틀과 치른다. 이대호가 25인 로스터에 들어간다면, 둘은 오는 4월 5일 열리는 시즌 개막전
그 장면을 떠올린 추신수의 얼굴에는 다시 한 번 미소가 번졌다. “생각만 해도 떨린다. 지금은 스프링캠프용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그때는 시즌용 유니폼을 입고 있을 것이다. 유니폼도 다르지만, 받는 느낌도 다를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친구와 그라운드에서 만나게 될 순간을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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