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는 흰 돌, 검은 돌 그리고 이세돌이 있다’ ‘돌크러쉬(이세돌+빠지다)!’ ‘아이돌보다 매력 있는 이세돌’
이쯤되면 ‘이세돌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이세돌 9단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네티즌들은 영화와 드라마를 패러디해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묘사하기도 하고, 각종 신조어를 쏟아내며 이 9단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 바둑계 ‘뇌.섹.남’
뇌가 섹시한 남자를 의미하는 ‘뇌섹남.’ 이 9단은 알파고와의 대결을 통해 지성미(美)를 뽐내며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를 가지고 있는 알파고를 상대한다는 것은 1200명이 넘는 프로 바둑 기사들을 상대로 대국을 치르는 것과 같다. 슈퍼컴퓨터와 같은 인공지능을 상대로 자신의 수를 차분하게 두는 이 9단을 보며 ‘바둑이 이렇게 흥미진진한 줄은 몰랐다’ ‘나도 알파고의 수를 읽고 싶다’등의 바둑 입문자들이 속속 생겨났다.
◆ ‘인간미’ 넘치는 이세돌
이 9단이 보여주는 대국 중간의 표정 변화 역시 사랑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9단의 찡그린 표정, 고민하는 표정, 미소를 짓는 표정을 캡쳐 하며 각종 패러디를 만들어 냈다. 특히 지난 13일 대국에서 알파고가 좌 하변에 이해할 수 없는 수를 두자 이 9단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뒷목을 잡는 장면은 언론과 인터넷 SNS를 통해 공유됐다. 4국에서 이긴 후 인터뷰에서 지은 환한 미소 역시 ‘인간 이세돌’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 자신감과 겸손함 겸비
이 9단은 자신감과 겸손함을 겸비한 ‘프로’였다. 첫 대국에서 패한 뒤 “알파고의 약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약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진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답했다.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하며 “단 한 경기라도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간 대 인공지능으로 그려진 이번 대결에 관해서는 “인간이 패한 것이 아닌, 이세돌이 패한 것”이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4국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는 “백으로 이겼기 때문에 마지막에는 흑으로 이기고 싶다”며 “백으로 이기는 것보다 흑으로 이기는 게 더 값어치가 있기 때문에 거꾸로 이겨보겠다”는 패기 넘치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 노력하는 천재
이 9단은 경기에서 진 뒤 낙담하거나 좌절하기보다 충실하게 복기하고 알파고의 수를 연구했다. 초반 3연패에도 불구하고 알파고의 약점을 찾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동료 프로기사들과 동이 틀 때까지 알파고의 전략과 약점에 대해 치밀하게 분석했다. 승리를 거둔 4국이 끝난 뒤에도 그는 한결같았다. 크게 동요하거나 기뻐하기보다 차분하게 경기를 되짚어보았다. 이 모습에 네티즌들은 박수를 보냈다.
해외 네티즌들의 응원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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