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이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적지에서 챔피언 결정전 첫 승을 거둔 것. 정규시즌 18연승을 달렸던 ‘그 때’ 그 현대캐피탈이 되돌아온 듯 했다. 반격의 서막을 알린 만큼 이제 현대캐피탈도 극적인 뒤집기를 노린다. 천안을 다시 바라보는 현대캐피탈의 고뇌는 세터 노재욱의 ‘멘탈’과 센터 신영석의 ‘무릎’과 관련됐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 OK저축은행과의 원정 경기서 세트 스코어 3-1(23-25 25-22 25-23 25-16)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의 반전의 불씨를 살렸다.
1세트는 시몬의 압도적인 활약에 현대캐피탈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시몬은 1세트에서만 무려 17득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벼랑 끝에서 1세트까지 내준 상황은 암울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신영석이 투입되면서 결정적인 속공과 블로킹 득점이 나왔고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 현대캐피탈 센터 신영석(왼쪽)과 세터 노재욱(오른쪽)의 회복 여부가 잔여 챔피언 결정전의 중요한 변수다. 사진=MK스포츠 DB |
극적으로 되살아난 현대캐피탈의 키 플레이어는 노재욱이었다. 노재욱은 지난 1,2차전에서 말 그대로 ‘멘탈 붕괴’가 된 상황이었다. 정규시즌 보여줬던 빠르고 과감했던 토스가 실종됐던 상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애타게 기다린 것도 노재욱의 반등이었다. 최 감독에게 희망이 있었다면 하루 전날 연습에서 마지막 10분 동안 노재욱이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이 나온 것.
최 감독의 희망사항은 어느 정도 현실이 됐다. 노재욱은 이날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토스의 질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공격 루트로 지휘하면서 여유도 생긴 듯 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노재욱이 여유를 가지고 공격 루트를 분산시켰다. 특히 마지막 4세트에서의 모습은 또 다시 희망을 갖게 했다. 노재욱이 되살아난 것은 큰 수확”이라고 웃음 지었다.
노재욱도 첫 챔피언 결정전 출전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노재욱은 “너무 정신이 없다. 오늘은 형들 믿고 하다 보니깐 잘 풀렸다. 부담감을 안 주려고 팀 동료들이 잘 도와줬다. 그간 안 된 것만 생각하다보니 더 주눅이 들었다. 감독님이 화도 내시고 격려도 해주셨는데 결국 제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계속 이렇게 하다보면 잘 되지 않을까 싶다”며 ‘멘탈 회복’을 다짐했다.
↑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신영석과 노재욱의 활약을 3차전 승인으로 꼽았다. 사진=천정환 기자 |
신영석은 경기 후 “사실 오늘 오전까지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오늘 경기에 안 나가는 걸로 됐는데 점심 때 감독님을 찾아가서 지더라도 직접 코트에 나가서 지겠다고 말씀드렸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경기 중간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그 말을 책임질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이 천안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노재욱의 ‘멘탈’과 신영석의 ‘무릎’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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