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일주일 됐는데, 가장 두드러지는 선수가 놀랍게도 마흔한 살의 이승엽입니다.
녹슬지 않는 방망이에 더 겸손해 진 자세로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이승엽이 방망이를 가볍게 돌립니다.
살짝 맞아나간 듯한 공이 쭉쭉 뻗더니 담장을 훌쩍 넘어갑니다.
오로지 손목 힘으로 만들어낸 결승 투런포.
이승엽은 새 구장 라이온스파크에서 홈팀 첫 대포를 쏘아 올리는 등 홈런 공동 선두에 올랐습니다.
타점과 타율 모두 팀 내 최고.
마흔한 살이라고 믿기 어려운 성적표인데, 직선타구로 글러브를 뚫어버릴 만큼 힘도 여전합니다.
하지만, 이승엽이 변함없는 실력보다 더 높이 평가받는 건 나이 들수록 몸을 낮추는 겸손함입니다.
홈런을 쳐도 기뻐하기보다는 고개를 숙여 상대 투수를 배려하는 자세로 전에 없던 감동을 선사합니다.
▶ 인터뷰 : 송진우 / 야구 해설위원
- "치고 나서 머리를 숙였어요. 보통 선수라면 환호하는데 투수에 대한 약간의 미안함."
세월을 거스르며 야구 역사를 새로 써 가는 이승엽.
기록이 높아질수록 그의 몸은 더 낮아집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