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때 투수 왕국으로 불렸던 삼성, 현재 ‘비상등’이 켜졌다. 마운드가 위험하다. 바이오리듬 및 롤러코스터 마냥 흔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이상 조짐은 분명 심상치 않다.
삼성 마운드가 이틀 연속 ‘붕괴’됐다. 무려 24실점(13실점-11실점)을 했다. 몰라보게 ‘달라진’ kt의 펀치력이었다. 4번의 빅이닝(22일 4회-7회/23일 3회-6회)으로 대량 득점을 올렸다. 마르테, 유한준, 이진영, 김상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물론 이대형, 박경수, 전민수 등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강펀치를 날렸다.
삼성이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을 한 건 시즌 최초. 10실점 이상 자체가 지난 22일 kt전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단순히 ‘와~kt 세다’라고 바라볼 수는 없다. 찬스마다 터진 kt의 결정타에 흐름이 바뀌었다. 뒤집어 삼성은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 번도 아니고 번번이.
↑ ‘믿을 건 너 밖에 없어.’ 안지만(오른쪽)은 4경기에 등판해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안지만 외 불펜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선발진 사정도 딱히 다르지 않다. 사진=MK스포츠 DB |
삼성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위(3.74)였다. 불과 1달 전이다. 그러나 4월 셋째 주, 삼성 마운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단순히 이번 주간만 좋지 않다는 게 아니다. 이상 징후가 보였다는 점이다. 개막 후 삼성의 주간 평균자책점은 계속 5점대였다. 지난 주간에는 5.44로 10개 구단 중 7위였다. 8위 LG(5.48), 9위 kt(5.63)와 큰 차이는 없었다. 5.00→5.12→5.44→8.25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게 문제다.
삼성의 고민이 크다. 해결책도 마땅치 않다. 삼성은 윤성환, 안지만이 가세했음에도 부상 및 부진으로 마운드 운용에 애를 먹고 있다. 한 번도 계획대로 선발 로테이션이 돌지 않고 있다.
차우찬(1승 2패 평균자책점 3.32)이 가래톳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건 웹스터(2승 평균자책점 3.33)와 윤성환(2승 1패 평균자책점 5.00) 정도. 김건한이 지난 21일 깜짝 선발카드(5이닝 무실점)로 성공했지만, 계속 통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김건한이 연착륙한다 해도 다른 자리가 말썽이다.
허리 통증 치료를 마치고 뒤늦게 합류한 장원삼은 2경기에 나가 14실점(13자책)을 했다. 2패에 평균자책점이 10.97이다. 벨레스터(3패 평균자책점 8.03)와 정인욱(1패 평균자책점 9.64)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선발투수 5명의 얼굴은 매일 바뀌고 있다. 한 자리가 또 비면서 누군가를 불러야 한다. 삼성은 지난 23일 김기태, 정광운, 임대한을 1군으로 콜업했다. 이들은 모두 불펜 자원이다. 1년 전만 해도 삼성 선발진은 ‘알아서’ 바통을 잘 돌렸다. 그리고 전원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격세지감이다.
그렇다고 불펜 사정도 여의치 않다. 3명을 한꺼번에 호출했다는 건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필승조의 심창민이 어깨 통증으로 빠진 가운데 안지만(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이 가장 두드러질 뿐이다. 그러나 안지만의 호출 횟수는 극히 제한적이다.
2군으로 내려간 권오준과 조현준의 평균자책점은 각각 15.19와 7.71로 매우 높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김대우는 어느새 평균자책점이 11.88까지 상승했다. 딱히 안정적으로 공을 던졌던 불펜 자원이 별로 없다.
누군가 내려가고 누군가 올라가고. 1군 엔트리가 자주 교체되는 건 그만큼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타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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