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근한 기자] 아홉수는 없었다. SK 투수 김광현(27)이 통산 10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한 점 차 쫄깃했던 승부였다. 100승이라는 고지 밟기까지 손에 땀을 쥐는 상황이 이어졌다. 진땀 나는 9회를 박희수가 지운 순간 김광현은 그제야 활짝 웃음지었다.
김광현은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NC와의 홈경기서 선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2홈런) 6탈삼진 2실점으로 3-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3승(2패)째. 지난 2007년 데뷔 후 10시즌 만에 통산 100승 고지에 안착했다.
이미 지난 19일 문학 넥센전에서 100승 도전에 나섰던 김광현이다. 결과는 6이닝 8피안타(1홈런) 6탈삼진 4볼넷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호투. 하지만 팀 타선의 침묵으로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김용희 감독은 김광현이 곧바로 100승에 도달하길 원했다. 괜스레 아홉수에 걸리는 찜찜한 일이 오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법.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첫 번째 기회에서 승리 했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 SK 투수 김광현이 통산 100승 달성에 성공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하지만 무실점 퍼펙트 행진은 단 한 방에 깨졌다. 김광현은 4회 2사 후 나성범에게 초구 137km 슬라이더를 통타 당해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한순간 방심이 부른 화였다. 그래도 동요는 없었다. 김광현은 다시 5회까지 상대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균형은 다시 6회에서 깨졌다. 이번에도 홈런 한 방에 김광현이 고개를 숙였다. 선두타자 지석훈이 유리한 볼카운트인 2B 상황에서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좌월 아치로 연결됐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이후 김광현은 안타 2개로 2사 1,3루 위기에 몰렸으나 에릭 테임즈를 범타로 돌려 세웠다.
김광현의 역투는 계속 됐다. 7회 박재상이 적시타를 날리면서 다시 김광현의 100승이 보이기 시작했다. 후반부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8회였다. 김광현은 무사 1루에서 과감한 번트 수비로 병살타를 성공시켰다. 수비를 성공시킨 본인도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8회까지 책임진 김광현
이후 마무리 박희수가 9회 2사 1,2루까지 몰리는 아찔한 위기를 맞았다. 끝까지 쫄깃한 분위기가 이어진 김광현의 하루였다. 결국 이호준을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매듭짓고 김광현의 100승을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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