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비로 인한 휴전은 끝. 독수리와 호랑이의 둘째 판은 이틀 전과 마찬가지로 피 말렸다. 하루의 휴식은 오히려 그 치열함을 더욱 끓게 했다.
지난 26일 경기는 끝까지 땀을 쥐게 했다. KIA는 마지막 공격에서 역전 홈런 찬스를 잡기도 했다. 이번 시리즈의 큰 흐름이 그러했다. 재충전을 하고 다시 ‘대전(大田)’에서 격돌한 28일 ‘대전(大戰)’도 다르지 않았다.
예상 외로 한밭은 불타지 않았다. 이틀 전처럼 1점을 뽑기가 쉽지 않았다. 그 1점을 얼마나 잘 얻으면서 얼마나 잘 뺏기지 않느냐가 관건이었다. 약간의 방식 차이는 있었다.
KIA는 선발투수 헥터가 홀로 달렸다. 8회까지 2실점으로 막으면서. 한화는 ‘떼’로 덤볐다. 송은범이 시즌 최소 이닝(3) 타이로 강판된 가운데 박정진(4회), 송창식(5회), 윤규진(7회), 정우람(8회)이 이어 던졌다. 결과는 2실점(9⅓이닝)으로 같았다. 마치 400m를 독주와 계주로 나눠 달리는 차이였다. 하루의 숨고르기는 이들의 힘을 배가시켰다.
KIA가 2회 이범호의 2점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으나 한화는 6회 응집력을 발휘하며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을 따라갔다. 다시 어깨 나란히. 숨 막히는 승부였다.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웠다.
↑ 한화는 28일 대전 KIA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시즌 첫 연승을 거뒀다. 사진=MK스포츠 DB |
9번씩의 공격만으로는 균형을 깨기가 힘들었다. 나무를 쓰러뜨리려면 도끼로 최소 10번을 찍어야 하는 법. 10번이 안 되면 11번, 12번 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총력전이었다. 한화는 권혁까지 10회 투입하며 필승조를 모두 출동시켰다. 한꺼번에 쏟겠다던 김성근 감독의 발언대로였다. KIA도 수시로 바뀌었다. 승부처마다 대타 카드를 꺼냈다.
누구의 집중력이 더 좋은가, 그 싸움이었다. 한화와 KIA는 나란히 10회 2사 만루의 찬스를 얻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기회이자 끝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투수는 버텼고, 야수는 밀렸다.
좀처럼 끝날 줄 모르던 힘겨루기는 마지막 공격을 남겨놓고 갈렸다.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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