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김근한 기자] 이날 하루만큼은 두산 오재원(31)의 글러브가 말을 듣지 않았다. 실책으로 구멍이 뚫린 2루 수비는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데뷔 후 5연승을 노린 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의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두산은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6 KBO리그 KIA와의 원정 경기서 1-4로 패했다. 역대 팀 4월 최다승(16승) 달성으로 기세가 올랐던 두산은 시즌 16승 1무 6패로 이날 승리한 SK(15승 9패)에 다시 2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개막 후 4연승을 달리던 마이클 보우덴과 선발진의 빈자리를 잠시 메우고 있는 한기주와의 대결이었다. 경기 전 예상으로는 보우덴 쪽을 향해 무게감이 기운 것은 사실. 하지만 본 경기에 들어가자 흐름은 다르게 진행됐다.
↑ 두산 오재원의 2실책이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2루수 오재원이 공을 놓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심지어 타자 주자도 1루에서 살아남아 무사 1,2루가 된 것. 결국 보우덴은 볼넷을 내준 무사 만루에서 희생 뜬공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오재원의 실책으로 나온 보우덴의 비자책점.
승부가 기운 5회에도 이 장면은 그대로 반복됐다. 보우덴은 1-1로 맞선 5회 1사 1루에서 김원섭을 2루 땅볼로 유도했다. 이번에도 오재원은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또 다시 실책. 상황은 1사 1,3루로 더욱 더 악화됐다.
상대 실책에 기세가 오른 KIA는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다. 보우덴은 이미 흔들린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지 못했다. 브렛 필에 적시타를 맞은 뒤 나지완에 희생 뜬공을 허용했다. 스코어는 1-3 역전. 이뿐만 아니라 이범호에 큼지막한 적시 2루타까지 맞고 또 다시 추가 실점했다. 오재원의 실책 하나가 가져온 나비효과는 어마어마
끝내 두산은 이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6회 1사 만루와 8회 2사 만루 기회에서 단 한 점도 얻지 못한 것. 멀티 실책을 기록한 오재원도 2회 첫 안타 이후 타석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아쉬움이 가득 남은 오재원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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