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5일 프로야구 종합)
즐거운 어린이날을 선물하는 그라운드의 ‘슈퍼맨’들이 필요했던 하루.
타점 1위 정의윤(SK)은 3안타(1홈런) 4타점 ‘맹타쇼’로 문학구장 스탠드를 달궜고, 대구의 ‘초통령’ 장원삼(삼성)은 어린이날에만 4번째 선발승을 올렸다. KIA 타선은 11일만의 두자리수 득점 화력으로 광주의 어린이 팬들을 열광시켰고, 나성범(NC)은 이틀 연속 결승 스리런홈런으로 NC의 5연승을 이끌었다. 박용택(LG)은 역대 8번째 1900안타를 달성하고 3점홈런을 넘기면서 ‘엘린이’들의 기를 세웠다.
KBO 역사상 가장 많은 팬(11만4085명)들이 야구장을 찾았고 모두가 활짝 웃고 싶었던 이날, 그러나 가족 팬들을 스탠드에 꽉 채우고 드잡이를 벌인 광주구장의 벤치클리어링은 활기찼던 하루의 ‘옥에 티’로 남았다.
↑ LG 박용택이 5일 잠실 두산전 6회 3점홈런을 날리고 홈인하면서 유지현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7-7로 맞선 연장 10회말, LG 3번 채은성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이어진 1사3루에서 히메네스의 3루수앞 땅볼 때 홈을 파고들면서 끝내기 결승점을 뽑았다.
시원한 타격과 멋진 호수비로 양팀이 최선을 겨룬 이날, LG는 두산과 맞선 어린이날 3연패를 가장 짜릿하게 끝내면서 ‘엘린이’들을 행복하게 했고, 이틀 연속 선발전원안타를 휘두른 두산은 19안타의 화력으로 ‘두린이’들을 신나게 했다.
삼성은 라이온즈파크에서의 첫 번째 어린이날을 축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3연패를 끊어냈고, 장원삼의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10승 경기를 펼쳐보였다.
삼성 타선의 연패 탈출 키워드는 ‘3루타’였다. 1회 3루타로 출루한 박해민이 투수 보크로 홈을 밟으면서 선제 리드를 잡은 삼성은 4회 이승엽의 1타점 3루타, 백상원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탠 뒤 5회에는 구자욱이 1타점 3루타를 치고 나가 홈으로 귀환하며 쐐기점을 뽑았다.
6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한 장원삼은 삼성 이적 후 네 차례 어린이날 선발 경기에서 모두 선발승을 기록하는 ‘슈퍼맨’의 위용을 보였다.
광주에서는 KIA 타선이 그동안 참았던 화력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면서 화끈한 어린이날을 연출했다. 2방의 홈런 포함, 18안타로 17득점을 두들기면서 3연승을 달렸다. 홈런타자 나지완(3점)과 오준혁(2점)은 나란히 KBO 20번째 사이클링히트에 도전했지만 각각 2루타, 3루타를 채우지 못했다.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요리한 지크는 시즌 3승째(4패).
5월이 ‘최악’인 팀은 롯데다. 어느새 6연패로 가라앉았다. 4일 기준 리그 타격 1위(김문호) 득점 1위(손아섭) 타점 3위(황재균)가 포진한 타선이지만, 6경기째 3득점 이하의 빈곤한 득점력에 허덕이고 있다. 믿었던 ‘4승투수’ 이성민 마저 이날 4⅓이닝 11피안타(1피홈런) 11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연패를 끊어내지 못했다. 이성민은 0-8로 크게 뒤지던 4회 2사후 KIA 6번 서동욱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가 서동욱이 흥분하면서 양팀간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져 이래저래 씁쓸한 등판이었다.
↑ SK 정의윤이 5일 문학구장 한화전에서 3회 3점홈런을 때려내고 귀환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격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문학)=김재현 기자 |
김성근 감독이 허리디스크로 입원하면서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른 한화는 5개의 실책과 19실점으로 만신창이가 된데다 전날 선발 심수창이 구원등판해 3이닝을 던지는 등 암담한 경기를 치렀다.
수원구장의 화력은 NC가 맡았다. 나성범이 두경기 연속 스리런홈런으로 결승타를 책임졌고, 이호준이 3안타3타점, 지석훈이 2안타4타점을 휘둘렀다.
5월은 4월보다 분명히 더 냉정한 전개를 만들어갈 조짐이다. NC는 5연승, 롯데는 6연패. ‘치고받고’의 4월을 지나 이제 중원에서도 슬슬 기세가 갈리기 시작하는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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