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이상철 기자]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었다. 삼성은 어느 때보다 순위 다툼이 박 터지는 가운데 벨레스터의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리기 어려웠다. 더욱이 기량이 검증된 투수도 아니었다.
삼성은 17일 벨레스터의 퇴출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해지를 전달 받은 벨레스터는 지난 16일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부상 악령에 시달리는 삼성은 최대한 버티고 있다. 특히, 선발진의 연쇄 부상으로 돌려막기를 할 정도로 어려웠다. 투수만 해도 현재 차우찬, 김건한, 안지만, 벨레스터 등이 빠져있다. 류중일 감독은 이들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렸다.
하나둘씩 복귀 준비 시동을 거는 반면, 벨레스터는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오른 팔꿈치가 아팠던 벨레스터는 3주가 지났지만 불펜 피칭은커녕 캐치볼도 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가 언제 돌아올지조차 가늠이 안 됐다.
삼성은 올해 외국인농사가 다른 팀과 비교해 ‘흉작’에 가깝다. 벨레스터는 물론 앨런 웹스터(8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36), 아롬 발디리스(23경기 타율 0.217 1홈런 13타점)도 팀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 콜린 벨레스터와 삼성의 인연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진=MK스포츠 DB |
현재 1군 엔트리에는 웹스터만이 있다. 웹스터도 5월 들어 깊은 부진의 수렁에 빠졌다. 5월 3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14.92(12⅔이닝 22실점 21자책)에 이른다. 패전투수만 2번. 차우찬이 가래톳 통증으로 이탈한 4월 윤성환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4월 2승 평균자책점 3.18)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킬레스가 좋지 않은 발디리스는 지난 5일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아직 퓨처스리그 경기에는 뛰지 않았다. 현재 치료를 하면서 티배팅 등 가벼운 운동만 했다.
무엇보다 벨레스터의 기량이 함량 미달이었다. 보탬이 안 됐다. 벨레스터는 3경기에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8.03을 기록했다. 최소 5이닝이라도 버틴 건 1번(4월 10일 사직 롯데전 5이닝)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제구가 엉망이었다. 66타자를 상대해 볼넷 12개를 허용했다. 피안타율은 4할(0.392)에 육박했다. 벨레스터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뀐 것이다. ‘교체’라는 마침표로.
류 감독은 17일 포항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달 가까이 지나는데 벨레스터가 아직도 아프다 하지 않나. 공도 못 던지는데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렵다. 그렇다고 앞선 등판에서 잘 던진 것도 아니다. 볼넷도 많고 대량 실점도 있고, 결국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새 외국인 투수에 대해서는 “조만간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로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아놀드 레온이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한편, 류 감독은 다른 외국인선수 교체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는 “한꺼번에 쉽게 바꿀 수 있겠는가”라며 일단 1장만 바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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