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LG가 시즌 첫 6연승을 달리며 공동 2위로 점프했다. 5월초 선발진이 흔들리더니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그 행진의 출발점은 지난 13일 잠실 SK전. 주장 류제국의 ‘부활투’부터 시작됐다.
류제국의 시즌 초반 행보는 ‘불안’했다. 초반 5경기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6.26를 기록했다. 그 1승도 최악의 나날을 보내던 한화에게 거뒀다. 류제국의 이름값, 그리고 기대에 걸맞은 활약이 아니었다.
그런데 류제국이 ‘180도’ 달라졌다. 류제국은 지난 13일 SK전에서 6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LG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27명의 타자를 상대로 피안타는 3개에 불과했다. 6일 뒤 수원 등판에서는 8이닝 7탈삼진 무실점. kt 타선은 류제국을 상대로 안타 2개 밖에 치지 못했다. 류제국의 호투 속에 LG는 연장 10회 4득점을 하며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 LG의 류제국은 지난 19일 수원 kt전에서 8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2경기 연속 호투로 시즌 초반의 부진을 말끔히 씻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
류제국은 kt전에서 투심, 포심,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졌다. 그 중에서 커브가 절묘했다. 류제국은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졌던 커브가 잘 들어갔던 게 결정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실투가 거의 없었다. 완벽에 가까운 제구였다. 류제국은 “예전에는 이 코스, 저 코스로 공을 던지면 얻어맞을 것 같았다. 그런데 요즘은 이 코스, 저 코스로 공을 던지면 절대 못 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됐다. 자연스레 어느 타자를 상대해도 자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칭 내용은 kt전이 더 좋았을지 모르지만, ‘베스트 피칭’은 SK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대로 류제국은 SK전부터 최상의 몸 상태 속 최고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그는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멘탈’이라고 강조했다.
류제국은 “알러지 때문에 1군 엔트리서 말소된 뒤 경기도 이천의 2군에 머무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정말 열심히 노력했건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라며 “결국 멘탈이었다. 그 동안 (마운드 위의)난 지나치게 생각이 많았다. 그리고 너무 소극적이었다. 이를 떨쳐내자고 마음먹었다. 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투구를 하니 확실히 좋아졌다”라고 이야기했다.
류제국은 kt전에서 8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2013년 LG 유니폼을 입은 뒤 개인 최다 이닝이었다. 그의 투구수는 103개였다. 스코어도 0-0이었다. 끝까지 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컸을 터.
류제국은 “미국 무대에서 뛸 당시, 완투는 했으나 완봉 경험은 없었다. 그래서 솔직히 (9회말까지 던지고 싶다는)욕심도 났다. 하지만 9회초에서 득점하지 못할 경우, 오버 피칭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욕심을 부렸다가 자칫 내가 9회말 실점할 경우 오히려 팀에 해를 끼칠 수 있었다. (교체 타이밍이)그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비록 선발승을 올리지 못했으나 3가지 소득이 있었다. 류제국은 “평균자책점을 낮췄고, 이닝을 늘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밝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6.26에서 5.16으로, 그리고 다시 4.06까지 낮아졌다. 2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던지며 시즌 총 37⅔이닝을 기록했다. 이닝 소화는 우규민과 함께 팀 내 공동 2위. 자신의 공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된
류제국은 마지막으로 중요한 의미가 하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의 등판 경기에서 팀이 이겼다고. 승률 20%의 류제국 카드는 지난 일주일 사이 100% 승리 보증수표로 바뀌었다. 그것만큼 값진 소득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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