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5일 프로야구 종합)
‘보고 싶었어.’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물밑으로 끝없이 가라앉던 한화에게 ‘동아줄’이 내려왔다. 카스티요는 이미 짐을 싸고 떠난 한화 외국인투수들(마에스트리·로저스)보다 훌륭한 피칭을 했다. 그것도 KBO리그 데뷔 무대에서.
카스티요는 강속구 투수. 스스로 100마일을 던질 수 있다더니, 대전 롯데전에서 최고 159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2회 황재균에게 홈런을 맞았으나, 노련한 피칭으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이틀 연속 연장을 치른 한화에게 필요한 건 불펜 부담 덜어주기. 카스티요는 이닝 소화 능력도 좋았다. 105개의 공으로 7이닝을 책임졌다. 7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실점.
↑ 두산은 25일 박건우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SK를 8-6으로 꺾었다. 시즌 50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
8회 2사 2루서 로사리오와 장운호의 연속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하드캐리’ 하던 정근우가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용규와 로사리오가 4안타를 몰아쳤다. 카스티요의 첫 승.
지크(KIA)와 이재학(NC)의 투수전으로 전개됐던 마산 경기는 6회 승부가 갈렸다. 그 시발점은 26일 만에 복귀한 노수광. 햄스트링을 다친 신종길을 대신해 출전한 노수광은 6회 선두타자로 나가 볼넷을 얻었다.
노수광은 2루를 훔치더니 필의 2루타 때 홈으로 쇄도했다. 0의 균형을 깬 동시에 결승 득점. KIA의 공격은 끝날 줄 몰랐다. 서동욱, 김호령의 적시타에 테임즈의 실책으로 1-0의 스코어는 7-0으로 벌어졌다.
5회까지 2피안타 3볼넷으로 무실점으로 버텼던 이재학이 무너졌다. 반면, 지크는 7회까지 2피안타 10탈삼진의 완벽투를 펼치면서 시즌 7승째(7패). 한때 불운에 시달리며 패배만 쌓았으나 팀 내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잠실에선 이틀 연속 극적인 승부가 펼쳐졌다. 전날 5점차를 뒤집혔던 넥센이 이번에는 3점차를 뒤집었다.
8회에만 안타 2개와 볼넷 3개, 그리고 실책 2개를 묶어 5점을 뽑았다. LG는 봉중근, 신승현을 부리나케 올렸지만 불붙은 넥센 타선을 잠재우지 못했다.
그러나 전날 히메네스의 3점 홈런이 터졌던 8회는 LG에게도 기회. 이날은 채은성의 추격 홈런이 터졌다. 그리고 9회 2사 3루서 박용택이 김세현에 시즌 6번째 블론세이브를 안기는 적시타를 날렸다.
흥미진진한 엘넥라시코는 10회 승부가 갈렸다. LG는 임정우를 호출했지만 김하성, 윤석민에 연속 안타를 맞고 결승 실점을 했다. 2사 1루서 타석에 선 투수 김택형을 볼넷으로 내보낸 건 최악의 수. 유재신의 쐐기타가 이어지며 승부는 넥센에 기울었다.
↑ 넥센의 김택형은 25일 잠실 LG전에서 10회 타석에 섰다. 그리고 임정우에게 볼넷을 얻으며 쐐기 득점의 연결고리가 됐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박건우는 3-3으로 맞선 6회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날렸다. 특히, 수비에서도 값진 활약. SK의 거센 추격이 펼쳐지던 9회 외야 펜스 앞에서 최정민의 타구를 뛰어 올라 잡아냈다.
SK는 고메즈의 치명적인 실책 2개로 화를 자초하며 4연승 기회를 놓쳤다. 5할 승률은 하루 만에 다시 붕괴(35승 36패).
대구에선 kt가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삼성을 13-8로 눌렀다. 6회까지 4-8로 끌려갔지만 1점씩 간극을 좁혀갔다. 그리고 9회 2사 1루서 이대형의 도루에 이은 오정복의 적시타로 8-8 동점을 만들었다.
9회 유격수 김상수의 실책은 큰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삼성의 마무리투수 심창민은 시즌 첫 블론세이브.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kt는 10회 박경수의 2점 홈런과 오정복의 3점 홈런으로 K.O. 펀치를 날렸다. kt는 삼성과 자리를 맞바꿨다. 9위까지 추락한 삼성은 이제 최하위까지 걱정해야 할 판. 한화와 승차는 0.5경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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