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지난 2일 잠실 SK-LG전을 지배한 건 단연 정의윤, 최승준의 백투백 홈런이었다.
SK는 9회 경기를 뒤집으면서 한 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주연배우는 LG 출신의 두 선수. 데뷔 이래 쭉 LG에만 있던 정의윤과 최승준은 홈런 한 방씩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정의윤은 지난해 7월 트레이드로, 최승준은 FA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SK 선수가 된 바 있다.
FA,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혹은 방출까지 선수들이 팀을 옮기게 되는 경우가 즐비한 까닭에 ‘친정팀’과의 맞대결은 항상 단골 화젯거리가 된다. 항상 ‘멋진 이별’만 있을 수는 없기에, 이적 후 “타도 친정팀”을 외치는 선수가 적지 않다. 강한 동기부여는 친정팀과의 경기서 평소보다 높은 집중력을 불러올 수도,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친정팀과의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싸움이 된다.
↑ 이진영(kt)-박석민(NC)-유한준(kt)은 전 소속팀과의 경기서 매서운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친정팀 울리는 선수
올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을 옮겼던 선수 중에는 이진영(kt)이 전 소속팀 LG와의 경기에 특히 강했다. 지난해 말 ‘충격의’ 2차 드래프트 주인공이었던 이진영은 LG전 7경기서 0.455(26타수 10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팀의 유한준은 넥센전 3경기 타율이 0.417(12타수 5안타)이다. kt로 옮긴 후 홈인 수원에서는 넥센전에 나서지 못했다. 3경기 모두 고척돔에서 기록한 성적. 목동은 아니지만 친정팀의 홈그라운드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FA 역대 최고액인 4년 최대 96억원을 받고 삼성에서 NC로 떠난 박석민. 박석민은 삼성전 6경기 타율이 0.350(20타수 7안타)에 2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장타율(0.800). 다른 8개 구단 경기 기록보다 월등히 높다. 친정팀에 제대로 된 ‘한 방’을 준비하고 있는 듯이.
↑ FA로 좋은 대우를 받고 떠난 과거 SK 마운드의 두 축, 정우람(한화)과 윤길현(롯데)은 SK를 만나면 꼬였다. 사진=MK스포츠 DB |
▶‘친정 사랑’은 아닌데...
한 때 SK의 철벽 불펜을 만들었던 정우람(한화)과 윤길현(롯데)은 이적 후 친정팀과의 경기서 좋지 않았다. 정우람의 SK전 2경기 평균자책점은 45.00(1이닝 5자책)으로 유일한 두 자릿수. 여기에, 시즌 중 허용한 홈런 2개 중 절반(1개)의 지분을 SK가 가지고 있다.
윤길현은 친정팀과의 경기서 가장 재미를 못 본 선수다. SK전 3경기 평균자책점이 21.60(1⅔이닝 4자책)으로 역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즌 3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SK전서 나왔다. 윤길현이 시즌 중 허용한 홈런 개수는 3, SK전서 맞은 홈런 개수 역시 3이다.
롯데서 한 시즌 뛰고 다시 두산으로 돌아온 정재훈. 사실 ‘친정’이라고 부르기에는 한 시즌 거친 롯데보다 13시즌 째 뛰고 있는 두산이 적합하기는 하지만. 직전 소속팀이던 롯데와의 경기서는 2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9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한 ‘악몽’은 임팩트가 강렬했다. 시즌 전부터 트레이드를 각오하고 있었다던 채태인(넥센). 그는 삼성전 5경기 타율이 아직 0.143(14타수 2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출루율(0.294), 장타율(0.143)도 낮다.
▶누가 웃을까?…앞으로 주목되는 맞대결
앞으로 주목되는 맞대결로는 노경은(롯데)과 두산의 일전이 꼽힌다. 사상 초유의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