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진척이 없어. 어느 팀도 보내주려 하질 않아.”
성남FC 김학범 감독은 답답한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7월 중순부터 8월 초중순까지 근 한 달간 리우 올림픽 차출로 자리를 비우는 주전 골키퍼 김동준의 공백 때문이다. 지난 5월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전상욱이 팀을 떠나면서 김동준 부재시 팀에는 골키퍼 김근배 한 명만이 남는다. 골문에 대한 불안감은 둘째 치고, 18명 출전 명단 중 2명은 반드시 골키퍼로 등록해야 한다는 K리그 엔트리 규정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어 발만 동동 구르는 중이다.
3년 전 여름 2, 3번째 골키퍼가 부상 아웃하면서 권찬수 골키퍼 코치를 부랴부랴 선수 등록했던 팀도 성남(당시 일화). 공교롭게도 같은 팀에서 유사한 ‘대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 수원FC에 새 둥지를 튼 이창근. 성남 김학범 감독은 김동준과 한 살 터울이란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구단 차원에서 다른 팀 2~4번째 골키퍼를 열심히 물색하는 중이지만 4일 현재 뚜렷한 성과가 없다. 2일 전남드래곤즈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학범 감독은 “시즌 중 골키퍼 영입하기 정말 힘들다. 어느 팀도 쉽게 보내주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부산아이파크에서 수원FC로 이적, 3일 데뷔전인 전북전에서 맹활약한 이창근은 유심히 지켜보던 골키퍼 중 한 명이었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인정받은 실력, 부산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는 상황도 성남 입장에선 매력적이었다. 김 감독은 “알아봤는데, 보내주려고 하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 애가 탄다. 사진=김영구 기자 |
3~4번째 골키퍼라 하더라도 경쟁팀에 보내지 않으려는 팀의 입장 또한 이해가 되므로 현 상황이 더 갑갑하다고 김 감독은 이야기했다. “괜찮은 선수가 있으면 (비용을 들여)달려들테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현재 상황이 그렇다”고 했다.
요리조리 알아보는 사이, 애꿎은 시간은 흐르고 흘러 김동준이 올림픽 대표팀과 함께 브라질로 출국할 18일이 어느덧 2주 앞으로 다가왔다.
○ K리그 클래식 12구단 골키퍼 현황 (18R 순위순)
전북현대: 권순태 홍정남 김태호 황병근
FC서울: 유현 유상훈 양한빈 김철호
울산현대: 김용대 정산 장대희 정현철
성남FC: 김동준 김근배
제주유나이티드: 김호준 김경민 전태현 박하람
포항스틸러스: 신화용 김진영 강현무 김로만
상주상무: 양동원 오
광주FC: 최봉진 윤보상 황인재
수원삼성: 노동건 양형모 이상욱 김선우
인천유나이티드: 조수혁 이태희 김교빈 김다솔
전남드래곤즈: 김민식 이호승 한유성
수원FC: 이인수 박형순 김지훈 이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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