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윤진만 기자] 석현준(25·FC포르투)이 리우 올림픽 선수단 중 가장 늦게 올림픽 모드에 돌입했다.
수개월 전 평가전부터 올림픽 하나만 보고 달려온 23세 이하 연령대 선수들, 잠정 확정한 두 명의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손흥민(토트넘) 장현수(광저우R&F)와 다르다. 지난달 27일 명단 발표 당일에서야 합류가 결정 났다. 그래서 잰걸음으로 기존 선수들을 뒤쫓아야 하는 입장이다.
일단 힘차게 출발선을 끊었다. 구단이 ‘멕시코 선수 셋도 차출 안 하려고 하니, 재고해보라’고 권고했으나, “국가를 위해 뛰고 싶다”, “군 면제가 걸렸다”는 이유로 간청한 끝에 차출 허락을 받았다. 내친김에 “조기 합류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다”며 지난 6일 귀국해 몸을 만들고 있다.
↑ 신태용호 최전방을 이끌 와일드카드 석현준. 사진(파주)=김재현 기자 |
“국가를 대표해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말을 굳이 듣지 않아도 올림픽 출전 열망이 얼마나 큰지는 훈련장에서 엿보였다.
8일 오후 4시 파주NFC. 석현준은 장시간 비행에 따른 컨디션 난조, 시차 문제로 한눈에 봐도 몸이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정상 몸상태인 선수도 버겁다는 공포의 서킷 훈련을 견디고 또 견뎠다.
신상규 올림픽팀 피지컬 코치가 들쑥날쑥한 수면 시간까지 고려하여 훈련 초반 속도, 횟수를 배려하고, 허리에 일명 ‘썰매’를 달고 전력 질주하는 저항 트레이닝도 면제해줬으나, 7단계로 이뤄진 서킷 한 세트를 마친 뒤에는 훈련 파트너 류승우와 동일한 강도를 적용했다.
↑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사진(파주)=김재현 기자 |
서킷 한 세트를 끝내자마자 그늘을 찾아 “후아”, “죽겠다”를 연발하며 힘듦을 온몸으로 표현하기도 했으나, 중간중간 “코치님, 한 세트 더 할까요?”라는 의욕을 보였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그 말이 나올 때 후배 류승우 얼굴에는 그늘이 졌다.)
석현준은 앞선 인터뷰에서 “휴가를 마치고 소속팀과 일주일가량 훈련했다. 지금 몸을 올리는 단계다.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대회전까지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 서킷 한 세트를 끝낸 뒤 모습. 사진(파주)=윤진만 |
18일 출국 전까지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11
“대표팀을 위해 부딪히고, 싸우겠다”는 말을 지키고자 석현준은 내일도 뙤약볕 아래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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