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리그가 두 개로 나뉜 느낌이다.”
한 야구 관계자의 우스갯소리다. 리그의 이분법은 다음과 같다. 1~2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NC다이노스와 나머지 8개 팀을 나눈다는 얘기다. 농담이지만 진지하게 들리기도 한다. 객관적으로 봐도 두산·NC와 나머지 8개 팀과의 격차는 커 보이기 때문이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14일까지 10개 구단은 전반기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두산은 이날까지 83경기를 치러 55승 1무 27패로 1위를 질주 중이다. NC는 77경기를 치러 47승 2무 28패를 이 뒤를 잇고 있다. 두산과는 4.5게임차. 3위 넥센(48승 1무 36패)와는 3.5경기 차지만, 승률에서 큰 차이가 난다. 두산과 NC는 유이하게 6할 승률을 기록 중이다. 다른 팀들이 모두 80경기 이상을 소화했지만 NC가 가장 많은 경기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평범한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압도적인 전력을 앞세운 두 팀은 고공행진은 후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두산은 창단 후 처음으로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투타의 완벽한 조화는 두산을 무섭게 만들었다. 사진=MK스포츠 DB |
▲ ‘투수면 투수, 방망이면 방망이’ 모든 게 완벽한 두산
사실 개막 직전 두산은 우승후보로 꼽히지 못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3위( 승 무 패)에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휩쓴 전년도 우승팀이었지만, 전력 면에서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타격 기계 김현수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하면서 빠진 게 변수가 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타선과 마운드의 조화가 완벽하다. 팀타율(0.298)과 팀평균자책점(4.29)이 모두 10개 구단 중 1위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전반기를 1위로 마치는 쾌거를 누렸다.
타선의 짜임새는 탄탄하다. 민병헌, 양의지, 오재원, 김재호, 허경민 등 지난해 백업멤버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박건우가 외야 한 자리를 꿰찼고, 리드오프로 두산 타선을 이끌면서 김현수의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는다. 또 김재환과 오재일이 중심타자로 발돋움했다. 김재환은 22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2위.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도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박세혁, 국해성 등 백업멤버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마운드는 완벽 그 자체였다.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4선발은 리그 최강급이다. 롯데에서 돌아온 정재훈도 셋업맨으로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마무리 이현승이 전반기 막판 부진한 게 굳이 흠이라면 흠이다.
후반기에도 두산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 김태형 감독도 “모든 게 잘 됐다”며 “후반기에도 하던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 15연승을 달리며 우승후보의 저력을 보였던 NC, 전반기 선두 두산과 4.5게임차로 좁히며 후반기를 기약했다. 사진=MK스포츠 DB |
▲ 숨막히는 ‘나테이박’…손색없는 우승 후보 NC
2016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후보를 꼽으라는 질문의 모범답안은 바로 NC였다. 그만큼 NC의 전력은 막강해 보였다. 시작은 겨울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는 FA최대어 중 하나인 내야수 박석민을 영입하며 막강 타선을 구축했다. 기존 나성범과 에릭 테임즈 이호준에 박석민까지 가세하면서 ‘나테이박’이라는 숨막히는 중심타선이 만들어졌다. 이들 4명만으로도 충분히 우승후보라는 평가다.
이들의 활약은 예상대로였다. NC는 전반기 팀 홈런 96개로 10개 구단 중 4위지만, 테임즈가 25개(홈런 1위), 나성범이 16개, 박석민이 15개, 이호준이 13개로 69개의 홈런을 합작했다. 여기에 테임즈와 나성범, 박석민은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이고, 이호준도 3할에 육박하는 타율(0.298)을 보이고 있다.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조합이다. 이들의 활약이 중심이 돼 15연승 질주를 펼치는 힘도 보여줬다.
다만 마운드의 활약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 팀평균자책점이 4.51로 10개 구단 중 3위로 훌륭한 축에 들지만 1위 두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해진다. 에이스 에릭 해커가 5월12일 대전 한화전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게 아쉬운 부분이다. 해커는 부상을 당하기 전 6승1패 평균자책점 2.61로 순항 중이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4일 마산 두산전에 복귀했지만 홈런만 3개를 맞으며 4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의문점을 남겼다. 또 이태양도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다만 재크 스튜어트, 이재학이 각각 8승을 거두며 선발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부분은 위안거리. 여기에 이민호가 전반기 5승(5패)을 거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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