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2016년 KBO리그를 앞두고 ‘큰손’들이 야심차게 움직였다. 올해 가장 큰손은 단연 한화 이글스였다.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가 그에 못지않게 통 크게 투자를 이행했다.
두 팀은 마운드 강화에 중점을 뒀다. 공통점은 ‘뒷문 보강’. 구원투수에 거액을 쓰면서 마운드를 높이고자 했다. 그러나 성에 차진 않는다.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이들은 투자 대비 낮은 성과에 울상이다.
한화는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힌 정우람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값비싼 상품. 공식 발표된 계약 규모만 84억원으로 역대 FA 구원투수 최고액이다.
↑ KBO리그 역대 가장 비싼 몸값의 외국인선수는 6경기만 뛴 채 떠났다. 사진=MK스포츠 DB |
34경기에 등판한 가운데 세이브기회는 15번. 그 가운데 블론세이브는 6번이나 됐다. 김세현(넥센), 윤길현(롯데)과 함께 리그 최다. 하지만 김세현은 9세이브의 정우람보다 17개나 많은 세이브 성공을 기록했다.
한화의 진짜 투자 실패 사례는 에스밀 로저스. 지난해 후반기 압도적인 기량을 펼쳤던 로저스를 붙잡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던 한화다. 그리고 연봉 190만달러에 서명을 받았다.
하지만 정상이 아닌 로저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른 팔꿈치 이상으로 뒤늦게 합류하더니 1달도 안 돼 같은 부위가 탈났다. 그리고 수술을 희망한다며 떠났다.
아름다운 작별도 아니었다. SNS을 통해 사실을 퍼뜨리는 등 ‘통수’를 쳤다. ‘최악의 먹튀’라는 평가를 받았다. 6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30의 성적표. 연봉까지 고스란히 줘야 하는 한화 입장에선 ‘실패작’이다.
5위로 전반기를 마감했지만, 롯데도 투수들의 ’배신’에 울었다. 3명의 FA 투수와 계약했다. 내부 FA 송승준을 4년 총액 40억원에 잔류시켰고, 외부 FA 윤길현과 손승락을 각각 4년 총액 38억원, 60억원에 영입했다. 3명에게 쓴 돈만 무려 138억원이었다.
롯데의 지난해 평균자책점은 5.07로 8위였다. 특히, 세이브(19)는 kt(16)보다 3개 더 많을 뿐이었다. 롯데는 kt보다 14번을 더 이겼다. 반면, 블론세이브(18)는 당당히 1위. 마운드의 부진에 고전했던 롯데는 알맞은 보강과 함께 시즌을 맞았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안 맞았다. 송승준은 3경기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아웃. 50여일이나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 사이 롯데 선발진은 구상에서 어긋났다. 외국인투수 로쉬 린드블럼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박세웅, 박진형 등 경험 적은 투수들에게 짐이 더해졌다.
송승준은 5월초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어깨 미세 통증으로 또 다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2달 뒤 합류했으나 기대에 걸맞은 활약상은 아니다. 전반기 8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7.60은 그의 커리어 사상 가장 높다.
윤길현은 팀 내 3번째로 많은 32경기에 등판했다. 5월말 고관절 통증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티 내 비중이 크다. 하지만 블론세이브만 6번. 3패 평균자책점 4.64으로 높다. 최근 5경기 중 3실점만 2번이었다.
↑ 손승락(오른쪽)은 WHIP가 1.57로 높은 편이다. 그나마 6월 30일 사직 삼성전 이후 2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0을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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