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더 이상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류중일 감독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삼성은 후반기 항해를 시작하자마자 또 암초를 만났다. 엉뚱한 반전이다. 부상은 아니다. 그러나 충격의 여파는 더 클 ‘안지만 스캔들’이다.
삼성의 전반기는 최악이었다. 창단 이래 처음으로 10위를 경험했다. 그리고 최하위 kt에 불과 0.5경기 앞선 9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출발 신호와 함께 줄줄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외국인선수 삼총사는 동시에 아웃되기도 했다. 부상 재발로 복귀일은 늦어지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1군에 올릴 대체 자원마저 풍족하지 않았다. 류 감독에겐 부상이란 달갑지 않은 손님이 진절머리가 났을 터.
반격의 실마리를 찾을 후반기였다. 부상자가 하나둘씩 돌아왔다. 그리고 레온의 회복 및 플란데의 영입으로 한층 안정된 전력을 갖췄다. 부상자 명단에 남아있는 건 장원삼, 안지만 정도. 둘 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 자존심을 구겼던 삼성은 부상자의 복귀와 함께 후반기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엉뚱한 곳에서 지뢰가 터졌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후반기 2경기, 전반기보다는 낫다는 인상이었다. 해볼 만했다. 삼성은 9위다. 여전히 10위 kt와 0.5경기차.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롯데와 승차는 5경기다. 못 오를 고지가 아니다.
하지만 엉뚱한 불똥이 튀었다. 안지만이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 연루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지난 20일 알려졌다. 삼성은 “안지만의 주장이 검찰과 다르다”라고 했지만, 현재 취할 행동은 제한적이다. 조심스럽다. 사태를 예의주시할 뿐이다.
안지만 관련 수사는 진행형이다. 검찰은 조만간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런데 삼성의 시즌도 진행형이다. 후반기 도약을 꿈꿨던 삼성에겐 직격탄이다. 애써 팀 분위기를 추스르려 하나, 선수단 내 적지 않은 충격이다.
안지만은 불펜의 리더로서 팀 내 영향력이 크다. 최근 극도로 부진했다지만, 어느 때보다 허리가 얇아진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 스캔들의 부정적인 영향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잘 드러났다.
더욱이 이번 사안은 상당히 심각하다. 검찰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보다 위중하다. 품위손상행위가 아닌 부정행위에 해당된다. 일정 기간을 못 뛰는 정도가 아니다. 형사처벌과 함께 일벌백계가 불가피하다. 최대 실격제재로 선수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
삼성은 혐의를 부인한 안지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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