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장원준(두산)이 좌투수 최초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날, 누구보다 기뻐한 건 이강철 넥센 수석코치였다. 그리고 자신의 오래된 기록을 경신하기를 희망했다.
장원준은 지난 19일 잠실 삼성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시즌 10승째(3패)를 거뒀다. 지난 2008년 12승 이후 KBO리그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경찰 복무 기간 2012~2013년 제외)를 달성했다. 10시즌의 이강철(1989년~1998년·해태), 8시즌의 정민철(1992년~1999년·한화)에 이은 역대 3위.
장원준은 꾸준함의 대명사가 됐다. 그리고 이 코치의 깨지지 않는 기록을 깰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장원준도 “은퇴할 때까지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 이 코치님의 기록에 먼저 도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 넥센 히어로즈의 이강철 수석코치는 KBO리그 최다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 보유자다. 사진=MK스포츠 DB |
이 코치는 “어느 기록이든 깨라고 있는 것이다. 내 기록도 마찬가지다. 장원준이 아주 잘 하더라. 나이도 젊은 편(1985년생)이다. 지금처럼 크게 다치지 않고 공을 던진다면, 충분히 10시즌 연속 이상 할 수 있다. 관리를 잘 해 좋은 기록을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코치는 장원준의 기록으로 ‘꾸준한 투수’의 가치가 재조명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몇 년간 잘 한 투수에 스포트라이트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꾸준하게 잘 하는 투수가 더 가치가 있다. 그런 투수가 많이 나타나야 한다”라고 전했다.
불세출의 에이스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선동열(1986년~1991년·해태), 김시진(1982년~1988년·삼성), 정민태(1996년~2003년·현대), 류현진(2006년~2011년·한화)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했다. 보직 이동, 팀 전력 약화 등 외부 요소도 있으나 부상 등 내부 요소가 더 크게 작용한다. 김태형 두산 감
이 코치는 “나보다 더 뛰어난 투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은 무엇보다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한다. 부상이 가장 큰 적이다. 자기관리라는 게 쉽지 않다. 그렇기에 장원준은 더욱 인정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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