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3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패배는 오승환 혼자의 잘못이 아니다. 6회부터 시작된 '불펜 당겨쓰기'가 실패한 결과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 5-7로 졌다. 5-4로 앞선 9회 오승환이 스캇 쉐블러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졌다. 오승환이 마무리 보직을 맡은 이후 기록한 첫 블론세이브이자 첫 끝내기 패배다.
오승환은 8회 무사 만루에서 등판, 삼진과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다. 그는 8회말 타격 차례가 됐을 때 대타로 교체되지 않고 타석에 들어갔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만루임에도 대타로 득점을 노리지 않고 오승환을 그대로 타석에 내보냈다. 오승환은 부상을 우려, 스윙도 하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 오승환과 세인트루이스 불펜진에게는 힘든 하루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러나 오승환을 탓할 수는 없다. 이날 세인트루이스의 마운드는 정상이 아니었다. 시작은 선발 아담 웨인라이트였다. 투구 수 조절에 실패하며 5회 만에 101개의 공을 던지고 내려갔다.
6회부터 불펜이 가동됐다. 첫 주자는 새로 합류한 잭 듀크. 듀크는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다. 매시니 감독은 듀크를 내리고 좌완 케빈 지그리스트에게 좌타자 빌리 해밀턴을 맡겼다. 해밀턴을 삼진으로 잡은 지그리스트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2사 이후 듀발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역전을 내줬다.
매시니는 바로 지그리스트를 내리고 맷 보우먼을 올렸다. 보우먼은 첫 타자 브랜든 필립스를 수비 실책으로 내보냈으나 다음 타자 쉐블러를 병살타로 잡으며 이닝을 마쳤다.
매시니는 이후 8회 조너던 브록스턴을 올렸다. 그가 8회, 오승환이 9회를 맡는 것이 정상적인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브록스턴도 편안하게 가지 못했다. 볼넷 2개에 이어진 토니 렌다의 희생번트 때 1루수 맷 아담스의 송구 실책까지 나오며 무사 만루가 됐다.
급해진 매시니는 오승환을 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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