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49kg 챔피언 신종훈(27·인천광역시청)은 올림픽 금메달에 가장 가까운 한국 아마추어 복서로 평가된다.
그러나 2014년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출전으로 촉발된 국제복싱협회(AIBA)와의 APB(AIBA 프로복싱) 계약 분쟁으로 지난 4월까지 징계를 받았다. 제재 종료 후에도 2016 리우올림픽 예선 출전이 계속 불허됐다.
■2일 전에 통보받은 올림픽 예선
리우 -49kg 본선참가자는 개최국 1인 포함 총 22명이다. AIBA는 마지막 3장의 출전권이 걸린 ‘2016 APB 및 월드시리즈복싱(WSB) 올림픽 예선’에야 신종훈이 참가할 수 있음을 통보했다.
그나마도 대회 시작까지 만 48시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지구 반대편인 개최지 베네수엘라까지 이동하는 비행 거리만 20시간이 넘고 4시간30분에 달하는 시차라는 악조건 속에 약 3kg의 감량도 해야 했다.
준결승 진출에는 성공했으나 결승행이 좌절된 후 3위 결정전에서 패하면서 신종훈의 리우올림픽 도전은 막을 내렸다. 낙담하고 좌절할 만도 하지만 아직 신종훈의 정신은 죽지 않았다.
↑ 신종훈이 부상으로 인한 ‘블록버스터 복싱’ 시범경기 결장을 사과하고 있다. 사진(밀레니엄서울힐튼)=천정환 기자 |
■은퇴는 없다…2020년 도쿄올림픽 원한다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신종훈은 “우선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싶다”면서 “주변에서는 리우 예선 탈락으로 이제 현역에서 은퇴하는 것이 어떠냐고들 한다. 그러나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희망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신종훈은 아시아경기대회 정상에 올랐고 세계선수권에서도 2011년 은메달과 2009년 동메달을 획득했다. 아직 입상경험이 없는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과 의지가 클 수밖에 없다.
■예선 탈락으로 오히려 자신감↑
“리우 본선 진출이 좌절되고 안 아픈 곳이 없었다. 모처럼 실전이었던데다가 감량도 매우 힘들었다. 많이도 안 바라고 AIBA가 예선 1주일 전에만 연락을 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회상한 신종훈은 “그래도 이런 우여곡절에도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링에서 버틴 내가 자랑스럽다. 자신감도 얻었다”면서 “어느덧 20대 후반에 접어들었으나 체력은 건재하고 노련미가 더해졌다고 자부한다. 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꿈을 접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왜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할 수 없는가?
신종훈은 “리우행이 좌절된 후 대한복싱협회에서는 아무런 연락을 주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AIBA에 미운털이 박혔다고 해도 협회 소속 선수인데 APB 계약문제가 현재 어떤 상황인지 등에 대한 설명도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왜 내가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훈련할 수 없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경험은 나누고 후배들의 열정은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단념했을 때 주어진 기회…후회 없다
극적으로 성사된 올림픽 예선 참가였기에 본선 진출이 무산된 여운이 쉽게 사라지기란 어렵다. “출전권이 걸린 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겉으로 말은 하지 않았으나 내심 올림픽을 포기한 시점이었다”고 돌이킨 신종훈은 “자연스럽게 AIBA의 통보를 받고도 ‘가지 말까?’라는 망설임도 상당했다”면서도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두들겨 맞아 캔버스에 머리를 처박는 한이 있더라도 가자’고 결심했다. 그래도 원천봉쇄된 것보다는 기회가 주어졌기에 서운함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고 아까움을 달랬다.
■전국체전 5연패?
AIBA 처벌을 받은 이유는 ‘APB 경기 기간 국내대회출전금지조항’이다. 신종훈은 실업팀 ‘인천시청’ 소속선수로 전국체전에 뛰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한다.
관련 항목을 알았다면 사인하지 않았을 거란 얘기다. 설명을 듣지도 못했고 AIBA가 ‘임시서명’이라고 말하여 일단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복싱협회와 대한체육회는 AIBA 징계를 이유로 신종훈의 2015년 제96회 전국체전 참가를 허락하지 않았다. 신종훈은 서울동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이미 법률적인 선례가 있기에 전국체전 참가는 APB 분쟁해결과 상관없이 가능하다”고 밝힌 신종훈은 “올해도 출전하겠다”고 예고했다. 제97회 전국체육대회는 10월 7~13일 충청남도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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