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고의 여자 기계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19·미국)가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바일스가 이끄는 미국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이 종목 2연패에 성공했다.
은메달에 머문 러시아와는 무려 8.209점. 이는 체조 채점규정이 10점 만점제에서 2006년 이후 난도와 실시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바뀐 이후 모든 국제대회를 통틀어 최대 점수 차다. 미국 주간지 ‘타임’이 “미국의 가장 위대한 올림픽 체조 선수”로 소개한 바일스는 특히 격이 다른 연기를 펼쳐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
약물과 알코올 중독자인 어머니 때문에 할 수 없이 조부모 밑에서 자랐던 바일스는 키도 145cm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두운 성장 환경이나 작은 키도 그녀의 체조 본능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장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지난 2013년 흑인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개인종합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바일스는 이후 3년간 세계선수권 왕좌를 빼앗기지 않았다. 세계선수권 3연패는 바일스가 처음이다. 게다가 단 3년만에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10개를 쓸어 담으며 세계선수권 역대 최다 금메달 수상자로도 우뚝 섰다.
올해 열린 전미 선수권대회에서는 42년만에 4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바일스는 2위이자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마루·단체전)를 포함해 메달 3개를 수확한 알렉산드라 레이즈먼(121.100점)을 거의 4점에 가까운 큰 격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서며 적수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날 바일스의 ‘압도적인’ 모습은 가장 마지막 종목이었던 마루 운동에서 볼 수 있었다. 중력의 힘을 거부하는 모습 그 자체다. 특히 점프 높이가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높아 공중에서 2바퀴를 돈 뒤 반 바퀴를 비트는 기술은 그녀만의 트레이드 마크다. 다른 여자 선수들은 결코 따라하지 못하는 기술이다.
여자체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근육질에 검은 피부로 체조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있는 바일스는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전 세계에 자신
이제 바일스의 다음 목표는 ‘5관왕’. 바일스는 개인종합(12일), 마루·도마(15일), 평균대(16일), 이단평행봉(17일) 등 이어질 개인 종목별 결선에서 금메달 4개를 더 따내 금메달 5개를 싹쓸이 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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