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이틀 연속 잠실은 창보다 방패의 싸움이었다. 누가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지난 11일 경기는 박석민의 실책 2개(3회·4회)가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팽팽한 균형의 힘이 깨졌다. NC는 그 2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반면, LG는 실책으로 초래한 7회 위기를 극복하면서 거침없는 8연승을 내달렸다.
이 같은 흐름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두 팀 다 5회까지 1번씩만 득점에 성공할 뿐이었다. NC는 달아나지 못했고, LG는 뒤집지 못했다.
찬스가 없지 않았다. 전날과 비교해 안타(NC 11→8/LG 9→7)는 줄었으나 4사구(NC 3→7/LG 3→7)는 늘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빛난 두 팀의 방패였다. NC는 좌익수 김성욱이, LG는 3루수 양석환이 앞장섰다.
↑ LG의 좌익수 이형종이 12일 잠실 NC전에서 5회초 박석민의 큰 타구를 잡았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LG는 2-3으로 쫓아갔으나 그 1점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3회말 손주인과 4회말 임훈의 타구를 김성욱이 몸을 아끼지 않으며 글러브로 낚아챘다. 김성욱은 이틀 연속 펜스와 부딪혔으나 공을 놓치지 않았다. LG의 추격 흐름을 끊은 명품 수비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물 샐 틈조차 없진 않았다. 그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LG는 1회 2사 후 1루수 정성훈의 실책으로 나성범을 내보내며 화를 자초했다. 공 10개로 삼자범퇴가 될 상황이 위기가 됐다. 그리고 우규민은 15개의 공을 더 던졌다가 박석민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실책에 운 건 LG만이 아니었다. NC는 6회말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볼넷 후 폭투로 맞이한 무사 2루. 오지환의 타구를 2루수 박민우가 몸을 날려 잡았다. 여기까진 호수비. 그러나 1루 송구가 부정확했다. 그 사이 2루 주자 유강남이 홈인. 그리고 LG는 연속 희생타로 오지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 NC의 2루수 박민우가 12일 잠실 LG전에서 6회말 송구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그렇지만 흔들려도 LG는 빅이닝을 허용하지 않았다. 3번(4회·6회·8회)의 만루를 버텼다. 나름 잘 막아냈다. 그리고 8회말 오지환의 홈런으로 재동점을 만들더니 9회말 박용택의 끝내기 안타(개인 4호)로 짜릿한 6-5 승리를 거뒀다. 9연승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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