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시애틀 매리너스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34)가 마이너리그에서 갖고 온 것은 자신감만이 아니었다.
지난 7월 21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 다시 올라 온 아오키에게는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양귀 헬멧을 쓰기 시작한 것. 강등 이전에는 다른 선수들처럼 오른쪽 귀만 보호 장치가 있었던 헬멧을 썼지만, 복귀 이후 달라졌다. 마이너리그에서 쓰던 헬멧을 그대로 들고 온 것일까?
지난 16일 LA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뒤 그에게 이유를 물어봤다. "추신수를 따라했다"고 농담을 던진 그는 통역 고스케 이나지를 통해 진짜 이유를 풀어놨다.
↑ 트리플A에서 다시 콜업된 아오키는 이후 양귀 헬멧을 사용중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시애틀과 1+1계약(2017년 상호 옵션)을 맺은 아오키는 개막전 주전 좌익수로 출발했지만, 첫 67경기에서 타율 0.245 출루율 0.323 장타율 0.313으로 부진한 끝에 트리플A로 강등됐다.
트리플A에서 와신상담한 그는 7월 21일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왔다. 복귀 후 20경기에서 타율 0.284 출루율 0.314 장타율 0.373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됐다. 상대가 우완 선발을 내보낼 때마다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의 강등이 타석 수에 따른 베스팅 옵션을 피하기 위한 구단의 조치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아오키는 "초반에는 그리 좋지 못했다. 내려가서 부족한 점들을 보완했다"며 마이너 강등은 자신의 부족함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부족한 점을 메워 온다. 말은 쉽지만, 이것은 34세의 베테랑 선수가 하기에는 쉬운 일은 아니다. 비슷한 나이의 미국 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 하다못해 다른 언어, 다른 문화에서 살고 있는 그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었을 것.
그럼에도 그는 트리플A 타코마에서 16경기에 출전, 타율 0.369 출루율 0.440 장타율 0.32
그는 "트리플A에서 부진의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환경에서 뛰면서 모든 것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동기부여가 됐다"며 다시 올라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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