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신체능력뿐만 아니라 강인한 정신력을 겸비해야 한다. 경기를 앞두고 초조한 마음을 추스르는 ‘루틴(Routine)’은 천차만별이다.
루틴은 특정 생각과 행동을 일상화, 자동화함으로써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요소를 없애고 집중력을 높이는 운동선수들의 습관을 뜻한다.
루틴을 가진 선수들은 “꼭 지켜야 마음이 편하고 하나라도 어긋나는 게 있으면 불안해져 경기에도 영향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루틴과 징크스(Jinx)는 다르다.
징크스는 좋거나 안 좋은 일이 운명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마음가짐을 말하며 소극적인 자세다. 반면 루틴은 도움이 되는 과정을 일상화하고 경기 때마다 반복해서 한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중에서도 자신만의 루틴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먼저 이번 올림픽에서 전 종목 석권에 빛나는 양궁대표팀은 경기전 ‘루틴카드’를 되뇌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 남자펜싱 박상영이 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3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제자 임레(헝가리)를 상대로 승리한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출처=매일경제> |
‘올림픽 양궁 2관왕’ 구본찬 선수는 “경기 전 보는 루틴카드에 ‘자신있게, 나가도 9점, 과감하게, 후회없이’라고 적었다”고 말했다.
기보배 선수가 공개한 루틴 노트에는 ‘신중하게 쏘는것, 내 자세와 기술을 믿는다, 긍정적’이라는 말과 ‘루틴만 하면 잘될꺼야! 루틴만 하면 된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기보배는 “수첩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그리고 경기전에 펼쳐보고 경기장에 입장한다”고 말했다.
'남자 펜싱 에페 금메달’ 박상영은 “시합 전 누군가에게 맞는 꿈을 꾸었을 때는 오히려 경기가 잘 풀린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대표 이용대는 “전 날 승리한 시합의 유니폼이나 속옷은 그날 빨아서 또 입는다”고 말했다. 주로 속옷으로, 대회에 따라 상의가 되기도 하고 하의가 되기도 한다.
요트의 이태훈 선수는 경기 전에 경기장에 널린 쓰레기를 줍는다. 또 이태훈은 “간식을 바다에 버린 후 경기를 망친 기억 때문에 절대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권 아이돌’ 이대훈은 다리와 발목에 테이핑을 매번 똑같이 하면서 경기 전 마음을 다잡는다.
17일
17일 밤 남자 단체 동메달 전을 치르는 탁구 선수 주세혁은 “경기 전에는 손톱을 깎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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