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류중일 삼성 감독이 지난 19일 kt전 승리 이후 가장 먼저 칭찬한 건 불펜이었다. 권오준, 백정현, 김대우, 박근홍 등의 이름을 하나씩 밝히며 크게 활약해줬다며 흡족해했다.
삼성이 이틀 연속 kt의 추격을 뿌리치고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선발투수(김기태 3이닝-정인욱 2⅓이닝)가 3이닝 이내 강판했지만 이후 무실점 연투를 펼쳤다. 삼성 불펜은 이번 주간 평균자책점이 0.96(18⅔이닝 2실점)에 불과하다.
든든한 허리. 그러나 삼성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번 주간 선발투수의 이닝 소화가 길지 않다(16일 차우찬 6이닝-17일 플란데 5이닝). 불펜 부하가 따랐다. 백정현과 권오준은 각각 4⅔이닝(69구), 4⅓이닝(80구)을 막았다. 그리고 김대우도 이들과 함께 2경기 연속 수원 구장 마운드에 올랐다(2⅓이닝 42구).
↑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윤성환은 20일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팀의 3연승 및 개인 시즌 10승에 도전한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자연스레 선발투수의 어깨가 무겁다. 고척돔 마운드에 가장 먼저 오를 투수는 윤성환이다. 7월 들어 주춤하긴 했어도 팀 내 가장 이닝 소화 능력이 뛰어나다. 22경기 144⅓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6⅓이닝 이상이다. 지난 14일 LG전에서도 7이닝 쾌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LG전은 반전의 계기가 됐다. 구위가 떨어지면서 지독한 여덟수에 갇혀있던 윤성환은 뛰어난 위기관리 속에 시즌 9승째를 거뒀다. 최근 윤성환의 피칭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코너워크가 잘 됐고 공의 회전도 많아 구위가 좋았다”라고 평했다.
류 감독은 선발투수의 역할을 강조했다.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던져야 후유증 없이 마운드가 원활하게 운용될 수 있다고. 윤성환마저 흔들릴 경우, 잇몸으로 잘 버티고 있는 불펜에도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이는 21일 선발 등판 예정인 차우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류 감독이 바라는 건 적어도 6이닝. 7이닝 이상이라면 더 없이 좋다. 삼성이 20일 윤성환에게 바라는 게 명확하다. 타선은 팡팡 터지고 있으니까, 불펜에 충분한 휴식을 주면 된다. 물론, 윤성환에게도 넥센전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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