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원정팀이 동점인 상황에서 9회말 마무리 투수를 기용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할까.
오승환은 3일(한국시간)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 2-2로 맞선 9회말 등판했지만, 피안타 3개, 볼넷 1개를 허용하며 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세 번째 패배.
마지막 에우헤니오 수아레즈의 끝내기 안타는 전진 수비를 하고 있던 내야진이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하지만, 오승환의 투구 내용 자체도 아쉬움이 많았다. 이날 오승환은 패스트볼 구속이 평소보다 느린 91~93마일에 불과했고, 그래서인지 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의존하는 투구를 하다 난타를 허용했다.
↑ 오승환은 세이브상황만이 아니라 원정에서 동점 상황에서도 나오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지난 2일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 등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된 인터뷰에서 "철학의 변화"라고 표현했다. "최고의 투수가 던지지 않을 경우 다음 이닝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일 때 최고의 투수를 낸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매시니가 이런 주장을 하게 된 것은 지난 8월 1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가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당시 매시니는 4-4 동점이던 9회말 마무리 오승환을 아끼기 위해 맷 보우먼을 올렸지만, 보우먼이 끝내기 득점을 허용하며 패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 경기가 있다. 당시 매시니는 동점 상황에서 마이클 와카를 올렸다가 트래비스 이시카와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고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은 나오지도 못했다.
매시니는 첫째는 상대 타선을 고려해 등판을 결정할 것이고, 둘째는 오승환이 연장 승부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마무리에 대비해 반복해서 워밍업하는 것을 막고 싶다며 원정 9회 동점 상황에서 오승환을 올리는 두 가지 원칙에 대해 말했다.
3일 경기에서도 오승환은 매시니 감독의 운영 철학에 따라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7회에 잭 듀크와 맷 보우먼, 8회에 케빈
매시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공짜 주자를 많이 놓쳤다. 선발이 잘 했지만, 공격에서 따라주지 못했다"며 투수보다는 공격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더 많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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