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윤진만 기자] 코바는 울산현대의 자타공인 에이스다.
그런 코바가 18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의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의아했다. 울산 홍보팀 관계자는 “부상은 없는 걸로 안다. 지난 주 제주유나이티드전에서도 몸상태가 나쁘지 않았다”고 경기 전 말했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선발 윙어로 코바 대신 김승준을 택했다. 포항의 날개 문창진을 방어하려는 목적이리라고만 추측했다. 코바는 0-0 팽팽하던 후반 20분에서야 김승준과 교체투입했다.
↑ 코바.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윤 감독의 노림수였는지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코바 투입 후 울산 공격의 화력과 속도가 180도 달라졌다는 점이다.
코바는 그라운드 위에 등장하자마자 상대 진영 좌측을 파고들어 포항 골키퍼 김진영을 당황케 하는 왼발 슈팅을 날렸다. 잠잠하던 동해안 더비가 넘실거렸다. 울산 선수들은 힘이 붙었고, 포항은 움츠러들었다.
코바는 기어이 사고(?)를 쳤다. 후반 33분 다시 한 번 좌측면을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수비수를 벗겨낸 뒤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낮고 강한 왼발 크로스를 찔렀다. 이 공을 멘디가 받아 넣었다.
코바의 크로스 한방에 경기 균형추가 울산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포항이 문창진 강상우 등을 앞세운 공격
울산은 경기 종료 때까지 1-0 스코어를 지켰고, 3경기 연속 무승부에서 탈출해 4경기 만에 승리를 쟁취했다. 12승 9무 11패(승점 45)로 제주(승점 42)를 승점 3점차로 따돌리고 3위 자리를 공고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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