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천안) 윤진만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캐나다를 제물 삼아 분위기를 전환했다.
지난 10월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 패배 이후 감독의 선수 비교 발언 등 갖가지 비난에 시달려온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 중요 일전을 앞두고 이날 승리로 자신감을 얻었다.
대표팀은 전반 9분 터진 김보경의 선제골, 25분 이정협의 쐐기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남은 시간 이 스코어를 지키며 결국 2-0 승리했다. 한국이 무실점 승리한 건 지난 3월 태국과 친선경기 이후 7경기 만이다.
↑ 이정협 득점 세리머니. 사진(천안)=김영구 기자 |
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예고대로 부상 중인 이청용 손흥민 기성용 이재성 홍철을 제외한 스쿼드를 꾸렸다. 4-2-3-1 전술에서 이정협이 최전방에 위치했고, 2선에 남태희 김보경 지동원을 배치했다. 중원은 한국영과 정우영이 맡았다. 포백은 왼쪽부터 박주호 장현수 김기희 김창수로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권순태에게 맡겼다.
‘점유율을 높이라’는 슈틸리케 감독의 주문대로 한국은 초반부터 공을 소유한 채 플레이했다. 전방으로 공을 찔렀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백 또는 횡패스를 해서라도 공을 간수했다. 공을 오래 만지다보니 공격 찬스도 상대적으로 많이 찾아왔다. 7분 지동원이 우측 빈 공간으로 찌른 공을 김창수가 잡아 문전으로 크로스 했다. 수비수에 막혔지만, 과정이 매끄러웠다.
↑ 차두리 분석관 데뷔전. 사진(천안)=김영구 기자 |
2분 뒤, 대표팀은 선제골을 꽂았다. 주인공은 김보경. 이정협과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남태희가 수비 허를 찌르는 패스를 보냈다. 노마크 상황을 맞은 김보경은 달려나온 골키퍼 좌측 하단을 향해 왼발 아웃프런트 슛을 때렸다. 공은 골키퍼 손과 골대를 연달아 맞고 골문 안으로 향했다. 김보경은 농구 슛 모션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상대의 압박이 거세지 않아 선제득점 이후로도 한국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17분 이정협의 헤딩 백패스를 김보경이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우측으로 벗어났다. 21분 이정협이 좌측에서 문전을 향해 띄운 공이 골키퍼 손에 맞고 우측으로 흘렀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김창수가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운 없게도 김보경의 발에 맞고 골라인 아웃됐다.
↑ 김보경 3년 1개월 여만에 A매치 득점. 사진(천안)=김영구 기자 |
↑ 구자철 슈팅. 사진(천안)=김영구 기자 |
계속 두드리니 골문은 또 열렸다. 25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때 아닌 기회가 찾아왔다. 수비수가 걷어낸 공이 한국영에 의해 차단됐다. 한국 선수 여럿이 공을 향해 동시에 달려갔는데, 가장 빨리 발을 휘두른 선수는 이정협이었다. 이정협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골문 우측 하단에 정확히 꽂혔다.
한국은 31분 이날 통틀어 첫 위기를 맞았다.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 기회를 내준 것. 마르셀 드 용이 왼발로 강하게 찬 공은 골문을 향해 날아왔다. 권순태가 방향을 읽고 몸을 날린 덕에 가까스로 실점을 피했다. 40분 김창수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고, 전반은 그대로 한국이 2골 앞선 채 마무리됐다.
↑ 황희찬 드리블. 사진(천안)=김영구 기자 |
슈틸리케 감독은 하프타임에 3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박주호를 윤석영, 지동원을 구자철, 김기희를 홍정호와 각각 바꿨다. 후반도 한국 페이스였다. 5분 구자철이 아크 정면에서 넘어지며 때린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11분 홍정호가 남태희의 코너킥을 이마에 정확히 맞혔지만 골대 위로 살짝 떴다.
사실상 반코트 경기를 펼친 한국은 20분께 한 장의 교체카드를 더 사용했다. 남태희를 빼고 황희찬을 투입했다. 황희찬을 그대로 측면에 두어 그의 날개 가능성을 점검했다. 23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골키퍼 권순태가 그라운드에 쓰러졌으나, 가벼운 치료를 받고 경기를 재개했다.
25분 한국은 또 한 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박스 안까지 오버래핑한 이정협이 우측의 김보경에게 내준 공을
한국은 31분과 34분 연달아 헤딩슛을 허용했고, 34분 슈팅은 크로스바까지 맞고 나왔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2-0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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