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일본 종합격투기(MMA) 여성단체 ‘DEEP 주얼스’ 제2대 아톰급(-48kg) 챔피언 함서희(29·Team MAD)의 UFC 4번째 경기에 대해 외신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함서희는 27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1에 임했다. 메인카드 제1경기(스트로급·-52kg)로 미국 ‘킹 오브 더 케이지(KOTC)’ 챔피언을 지낸 다니엘 테일러(27·미국)를 상대했으나 판정 1-2로 졌다. KOTC는 2003년 ‘KBS N 스포츠’를 통하여 한국 최초로 중계된 해외대회다.
■전술변화 없었다…과대평가
미국 최다판매 일간지 ‘USA 투데이’가 소유한 격투기 매체 ‘MMA 정키’는 “함서희는 지긴 했으나 선제공격 기조를 끝까지 이어갔다. 압박도 신속했고 펀치도 좋았다”고 호평하면서도 “전술이 너무 뻔하여 예측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비판했다. “함서희의 전력은 과장된 감이 있다”고 과대평가를 꼬집기도 했다.
↑ 함서희는 UFC 체급별 공식랭킹을 경험한 4명의 한국인 중 하나다. 스트로급 14위에 오른 바 있다. 사진=‘UFC 아시아’ 제공 |
↑ UFC 파이트 나이트 101 계체 후 함서희(왼쪽)와 다니엘 테일러(오른쪽)과 마주 보고 있다. 사진=UFC 공식 SNS 영상 |
미국 ‘로킥’과 브라질 ‘올림푸’도 각각 “함서희의 기본전략은 경기 내내 변하지 않았다”, “변함없는 전술”이었다고 ‘MMA 정키’와 같은 의견을 냈다.
■심판반응 파악 지체
“테일러는 현장에서 판단하기 까다로운 달리 보면 영리하고 교묘하게 2차례 함서희 눈을 찔렀다”고 문제의 ‘아이-포킹(eye-poking)’을 언급한 ‘MMA 정키’는 “그러나 주심은 함서희의 타임아웃 요청 당시 테일러의 반칙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2번째 상황에서도 경기 속행을 지시했다”면서 “함서희는 심판의 상황판단에 주의를 충분히 기울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테일러는 이를 바로 파악하고 경기 일시 중단을 요구하는 함서희에게 달려들어 연타를 적중시켰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1라운드는 함서희 우세
심판 2명이 27-30, 즉 1~3라운드 모두 함서희가 졌다고 채점한 것에는 의아해한 언론도 있었다. 스페인 격투기 매체 ‘MMA 우노’는 “테일러가 1라운드도 낫다고 판단한 것은 다소 의문스럽다”면서 “1라운드는 함서희가 더 효과적으로 공격했다. 당시 테일러는 망연자실해 보였다”고 보도했다.
‘올림푸’도 “논란이 많을 만한 판정이었다”면서 “함서희는 계속 밀고 나가며 테일러를 추적했다”고 주장했다. UFC 파이트 나이트 101의 현지중계권자인 호주 방송 ‘폭스 스포츠’ 역시 “함서희가 1라운드는 이겼다고 주장할만했다”면서 “끈질기게 전진과 압박을 구사했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호주 ‘폭스 스포츠’는 “거리감을 찾은 테일러가 여러 차례 큰 공격에 성공했다”면서 “함서희보다 복싱에서 더 나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UFC 1승 3패가 된 함서희는 MMA 통산 25전 17승 8패가 됐다. 프로데뷔 후 첫 연패.
■프로 첫 연패…타격 31-45 열세
UFC 1승 3패가 된 함서희는 MMA 통산 25전 17승 8패가 됐다. 프로데뷔 후 첫 연패.
미국 격투기 매체 ‘파이트 매트릭스’는 20일 함서희를 UFC 스트로급 21위, 테일러는 22위로 평가했다. 그러나 함서희의 근소한 전력 우위 예상은 현실과는 달랐다.
신장 158cm-리치 157cm의 함서희에게 신장·리치가 152cm인 테일러는 UFC 입성 후 처음으로 신체조건 열세 없이 맞붙는 상대였으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함서희는 킥복싱으로는 1차례 펀치 TKO가 있으나 종합격투기에서는 아직 KO승이 없다. 테일러를 상대로도 주요 타격 31-45로 열세였다.
■경험 우위 살리지 못한 패배
함서희는 UFC에 아톰급이 없어 스트로급으로 뛰고 있다. 일본 킥복싱 무대에서는 11전 8승 3패를 기록했다.
승자 테일러는 UFC 1승 1패이자 MMA 10전 8승 2패가 됐다. 아마추어 4승 1패 후 프로 10번째 경기에서 메이저 첫 승리를 거뒀다.
‘UFC 파이트 나이트 101’은 함서희의 호주 2번째 경기다.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 경험도 있다. 한국 ‘로드 FC’에서 2승을 거두기도 했다.
반면 테일러는 이번이 첫 해외경기였다. 아마추어 5경기 포함 프로 14경기를 모두 미국에서만 치렀음에도 함서희를 꺾었다.
UFC 흥행은 파이트 나이트-온 폭스-넘버링 3단계로 구분된다. ‘파이트 나이트’의 격이 제일 낮고 ‘넘버링’이 가장 높다.
넘버링 메인카드는 페이퍼뷰(PPV·재생당 과금) 방식으로 방영된다. ‘온 폭스’ 메인 및 프릴리미너리 경기 일
넘버링 프릴리미너리 경기 일부와 ‘파이트 나이트’ 메인 및 프릴리미너리 경기 약간은 미국 유선·위성 채널 ‘폭스 스포츠 1’이 방송한다. 나머지 대진은 UFC 온라인 시청권 ‘파이트 패스’로 볼 수 있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