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의리’로 유명한 영화배우 김보성(50)이 종합격투기(MMA) 데뷔전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팔꿈치 공격 불허
한국 MMA 단체 ‘로드 FC’는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연말흥행 ‘로드 FC 35’를 개최한다. 김보성은 곤도 데쓰오(48·일본)와 5분×2라운드 웰터급(-77kg) 스페셜 매치를 치른다.
그간 김보성은 여러 차례 ‘팔꿈치’ 위력을 자부한 바 있다. 그러나 5일 로드 FC 35 언론간담회에서 정문홍(42) 대표는 “로드 FC의 일반적인 경기에서는 엘보 가격이 어떤 상황에서도 금지된다”면서 ‘특별규정’은 없음을 밝혔다.
■“상대 경험 풍부하나 강자 아니다”
곤도는 세계 주요 킥복싱 단체 중 하나인 중국 ‘쿤룬 파이트’ 종합격투기 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일본 무대에서 2차례 메인이벤트를 장식했고 미들급(-84kg)과 무제한급으로도 뛰었다. 관절기술로 승리를 챙기는 등 그래플링에도 조예가 있다.
지난 10월18일 곤도와 처음 대면했을 때만 해도 김보성은 “귀를 보니까 유도 등 그라운드 계열 무술을 오래 수련한 것 같다”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5일 로드FC압구정짐에서 만난 김보성은 두려움을 떨쳐낸 모습이었다.
“연예인은 1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곤도에게 “나도 그러겠다”고 차분히 응수한 김보성은 “다시 만나니 ‘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팔꿈치 공격이 허용됐다면 자칫 큰일 날뻔했다”고 말했다.
↑ 종합격투기 데뷔전을 앞둔 영화배우 김보성(왼쪽)이 로드FC 35 언론간담회에서 곤도 데쓰오(오른쪽)와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로드FC압구정짐)=옥영화 기자 |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과거 자신이 일격에 쓰러뜨린 불량배가 안면 복합골절을 당한 일화를 소개한 김보성은 “사석에서 곤도가 내게 보인 친절한 미소에 마음이 약해져서 걱정”이라면서 “그도 가장이자 아버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보성은 “실전에 자비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자 “그만큼 압박감에 굳어있을 거란 일부의 걱정과는 멀어졌다는 얘기”라면서 “케이지 안에 들어가도 떨리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힘·기술 열세 예상
그러나 상위체급을 경험한 곤도는 경험과 기술뿐 아니라 힘에서도 우세가 예상된다. ‘나이’마저도 김보성이 2살 많다.
물론 김보성이 유년기 태권도를 시작으로 청소년기부터의 복싱 그리고 어느덧 액션 배우로 23년째 활동하면서 꾸준히 단련한 것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MMA에는 타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영상물에서도 현란한 발차기가 실종되고 펀치 의존도가 높아졌다.
정문홍 대표도 “상대가 맞아줄지는 모르겠으나 강한 것은 맞다”고 수긍할 정도로 김보성의 ‘엘보’는 분명 강력한 무기였다. 팔꿈치로 격파 시범도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다. 비장의 무기를 잃었으니 이변 연출 가능성은 더 내려갔다.
로드 FC 35 메인이벤트는 제2대 라이트급(-70kg) 챔피언 권아솔(30·압구정짐)이 일본 단체 ‘슈토’의 제6대 -70kg 환태평양챔피언 사사키 신지(36·일본)를 상대로 치르는 타이틀 2차 방어전이다. 권아솔은 “타격전이라면 김보성이 KO로 이길 수도 있다”면서도 “브라질유술(주짓수)과 레슬링 같은 그래플링 기량은 단기간에 향상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보성 데뷔 ‘메인이벤트’ 아니다
김보성-곤도는 로드 FC 35의 대미를 장식하나 메인이벤트는 아니다. 국내에만 생방송이 되며 해외로는 중계되지 않는다. 제4대 미들급(-84kg) 챔피언 차정환(32·MMA Story), 초대 무제한급 챔피언 마이티 모(46·미국)의 방어전 등 타이틀전만 3개 배치된 대회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소아암 환자 돕는 자선경기
로드 FC는 김보성과 3경기 계약을 체결했다. 대전료 및 입장수익은 소아암 환자돕기 의연금으로 쓰인다. 환자들이 수술이나 항암치료 후 써야 하는 가발제작에 ‘모발 기부’를 하고자 삭발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김보성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이자 ‘아너 소사이어티’로 세월호 성금 기탁과 시각장애인·홀몸노인 후원, 소아암 환자돕기 마라톤 참가 등 직함이 부끄럽지 않은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시각장애인연주단 ‘한빛예술단’ 홍보대사도
과거 종합격투기 황제로 군림했던 제2대 프라이드 +93kg 챔피언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0·러시아)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극소수의 한국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러시아·네덜란드·미국 합작영화 ‘영웅: 샐러멘더의 비밀’ 동반출연으로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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