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이 끝난 이후 KBO의 ‘타고투저’에 대해 많은 논의를 듣게 된다. KBO 윈터미팅 발전포럼에서는 이종열 해설위원(SBS스포츠)이 타자들의 기술적 발전에 대해 이야기했고, 동신대 임승길 교수는 유소년 투수의 잦은 부상은 어릴 때 많이 던진 변화구가 그 원인이라는 발표도 했다. 공과 배트의 반발력 증가나 관중석이 가까워지면서 파울지역이 줄어든 문제, 스트라이크존의 영향과 같은 외부요인을 꼽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외부요인을 제외하고 투수와 타자의 문제로 들여다보는 경우, 일부 전문가들은 “타고투저 현상이 일정부분은 맞지만 그냥 일시적인 일”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전문가들은 투수들의 질적 저하를 크게 걱정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투수의 부상과 체력적 문제로 접근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다.
↑ 타자들에 비해 투수들의 기량 저하가 걱정을 듣는 ‘타고투저’의 시대다. 투수들에게는 야수들과 구별되는 섬세한 트레이닝 기법이 필요하다. 사진=MK스포츠 DB |
최근 파워트레이닝이나 기능적 트레이닝이 많은 인기를 얻어 야구 트레이너와 선수, 구단 관계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이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음악가의 예를 들면,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하기 전 피아노 음을 조율하는 방법은 매우 섬세하지만, 큰북에서의 음의 조율은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진행될 것이다. 야구에서도 투수는 피아노의 조율과 비슷하고 야수는 큰북의 조율처럼 조금은 둔탁한 방법으로 운동이 진행된다. 따라서 팀에서 모든 선수의 트레이닝을 야수처럼만 진행한다면 해당 팀의 투수들은 본인의 포지션에 맞지 않는 트레이닝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 결과를 갖게 된다. 따라서 팀의 트레이닝 방법을 최소한 투수와 야수로 구분해야 하며, 특히 투수는 예민한 포지션이므로 관리법 역시 예민하고 정교한 스타일이 필요하다.
이제 비시즌이 약 두달 정도 남았다. 남은 두 달의 선수관리 및 트레이닝이 2017년 한 해 성적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투수에게는 파워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몸의 각 관절의 건강과 협응력, 그리고 전체의 조화로움을 만드는 섬세한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KBO는 벌써 3년째 투타의 힘의 밸런스가 무너져 있다. 투수들의 경기력 저하를 걱정하면서 미래의 프로야구 자원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KBO와 프로구단들이 아마추어 팀들에게 양질의 트레이닝 및 재활 노하우를 전해주면 유소년 선수들이 건강하게 야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투수와 타자의 고른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